[스페셜 리포트] ②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흥행…당사자들 “솔직히 복잡하다”

입력 2022-08-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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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스틸컷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스틸컷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천재적 재능을 지닌 발달장애인이 등장하는 콘텐츠는 많았다. 자폐증 진단을 받은 실존 인물 배형진(극중 초원, 조승우 분) 씨와 그의 어머니 박미경 씨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2005년 영화 ‘말아톤’, 피아노에 재능을 보인 ‘그것만이 내 세상’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니얼굴’ 역시 발달장애인 은혜 씨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발달장애인으로서 얼마나 고난스런 삶을 사는가 보다는 천재성에 초점을 맞출 뿐이다. 이와 관련해 윤성은 평론가는 “문화 콘텐츠는 늘 특별한 주인공을 찾아다닌다”며 “그들의 삶에 대해 할 이야기가 많기 때문일 것”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극(드라마나 영화)과 현실은 다르다는데 있다. ‘말아톤’이 개봉했을 때 영화를 본 수많은 사람이 눈물을 흘렸다. 장애인의 ‘인간 승리’ 서사와 그를 훌륭한 마라토너로 키워낸 어머니의 희생과 헌신에 감동했기 때문이다. 반면, 스크린 바깥에 있는 실제 장애인과 그 부모들은 “너는 왜 초원이처럼 되지 못하느냐” 혹은 “너는 왜 네 아들을 초원이처럼 키워내지 못하느냐”는 핀잔을 들어야 했다.

▲영화 '말아톤' 스틸컷.
▲영화 '말아톤' 스틸컷.

이런 반응의 원인은 미디어 속에 등장하는 대개의 발달장애인이 한 가지 분야에 뛰어난 재능을 발휘하는 서번트 증후군(savant syndrome)을 지닌 인물로 등장하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발달장애인=천재’라는 도식의 정형화된 이미지가 미디어에서 반복적으로 생산되면서, 이러한 재현이 실제 장애인들의 삶을 왜곡할 우려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윤 평론가는 “발달장애인 중에서 천재성이 있는 이들은 극소수이고, 타인과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정도의 중증 환자들도 많다”고 말했다. 남윤영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 의료부장(정신과 전문의)은 “우영우를 그렇게 따듯하게 돌봐줄 동료들이 실제로 과연 몇이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실제 당사자들의 속내도 복잡하다. 27살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A씨는 “‘우영우’로 인해 발달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지만, 정반대로 발달장애인이 전부 우영우와 비슷하지 않을까하는 식으로 오해되는 경우도 많이 생기는 것 같다”고 전했다.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B씨도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 측면에서 반갑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하다. 비장애인 중에서도 천재는 소수이듯 발달장애인 중에서도 천재는 정말 소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발달장애인을 천재적으로 바라보는 묘사가 많아질수록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 사이에서의 경쟁도 치열해진다. 서번트 증후군이 특히 음악적 재능과 관련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발달장애 판정을 받으면 장애인 부모 커뮤니티에서는 자녀를 어느 음악 학원을 보내야 하는지 게시글과 문의가 빗발친다는 것이다.

B씨는 “솔직히 말하면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이 자녀 교육에 조금 더 극성맞은 부분이 있다. 자녀가 장애를 갖고 있기 때문에 자녀의 성공을 위해 더욱 교육에 매진한다”며 “비장애인 사회뿐만 아니라 장애인 사회에서도 돈이 있는 집안의 자식들이 좋은 교육을 받는다. 부모가 돈이 많을수록 발달장애인이 사회에서 성공할 가능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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