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거액의 횡령으로 상장폐지 위기를 겪었던 오스템임플란트가 상장 유지 결정 이후 다른 코스닥 상장사 투자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기업 성장에 따른 투자 수익 외에 덴탈이라는 공통의 사업 영역을 가진 만큼 향후 협업에 대한 기대감도 키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디알텍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85억 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발행 주식은 보통주가 아닌 전환우선주로 기준주가 1548원보다 10% 할증한 1705원으로 결정됐으며 500만 주의 규모로 발행된다.
디알텍은 증자 대금 중 34억 원은 생산 캐파 확대를 위한 설비와 인프라 투자에, 51억 원은 원자재 구매, 신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비, 인건비 등 운영자금으로 쓸 계획이다.
3자배정 대상자로는 오스템임플란트가 참여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이번 증자 외에 디알텍이 2020년 7월 발행한 200억 원 규모 전환사채(CBㆍ5회차)도 일부 인수한 바 있다. 인수 시기를 보면 지난해 12월 말과 5월 말로, 네 차례에 걸쳐 60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전환청구권 행사 시 디알텍 주식 356만6529주, 5.83%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인수 시기만 놓고 보면 최근의 증자 참여까지 양사의 협력 관계가 작년부터 최근까지 꾸준히 이어졌다.
오스템임플라트는 CB 투자의 목적을 ‘단순 투자’라고 밝히고 있다. 디알텍의 성장세를 고려한 조치로 읽힌다. 디알텍이 치과용 디텍터를 생산하고 오스템임플란트 역시 임플란트 외에 치과 전용 영상진단장비 등을 취급하는 만큼 양사의 협업 가능성도 있다.
디알텍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703억 원에 24억 원의 영업이익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진단시스템 사업이 기존 디텍터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외형적인 성장과 함께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었다. 올해 흐름도 좋다. 1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8% 증가한 181억 원의 매출, 13.7% 늘어난 1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고부가 제품군의 영향력 확대에 따라 2~3% 수준이던 영업이익률이 1분기 7%대로 올랐다.
한편 내년 도래하는 우선주의 전환청구에 따른 잠재 지분을 고려하면 디알텍의 최대주주가 뒤바뀔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디알텍의 현 최대주주는 윤정기 전 대표로 9.76%(556만3421주)의 지분을 갖고 있다. 특수관계인 1인 주식 1780주를 더해도 9.77%에 불과하다.
오스템임플란트가 투자하는 우선주는 보통주 전환 시 1대 1 비율로 바뀐다. 산술적으로 현 CB 전환가를 기준으로 우선주와 더하면 총 856만6529주로 단일주주로는 윤 전 대표 주식 수를 앞선다. 만일 디알텍의 주가 하락으로 CB 전환가액이 재조정되면 주식 수 차이는 더 벌어질 수 있다.
다만 이럴 경우 해당 CB에 80억 원 규모로 콜옵션 조항이 걸려 있다는 것을 비롯해 윤 전 대표와 특수관계인으로 엮이지 않은 안성현 대표와 김우열 부사장, 신철우 부사장 등 6명의 임원이 658만여 주의 주식을 갖고 있다는 점은 변수가 될 수 있다.
오스템임플란트 관계자는 “내부에서 확인한 바로는 유상증자, 전환사채 모두 단순 투자로, 양사 협업 혹은 인수 등에 대해서는 더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