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카드 대부분 소진...증시에 호재가 없다

입력 2009-03-04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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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선진 지수의 하향 조정 뒤따를 수 밖에 없을 듯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진행된 글로벌 증시의 반등 기조가 최근들어 일단락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정책카드는 대부분 소진된 상태라 증시에 더 이상의 호재는 찾기 힘들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미 정책금리 인하는 한계 수준에 이르렀고 남은 것은 양적완화 정도다.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은 상당 부분 발표된 상황이라 이제 향후 일정에 따라 집행하는 절차만 남아 있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 부분은 시장의 기대감이 사라지는 가운데 앞으로 한 동안은 시장에 큰 기대를 줄만한 정책이 발표될 가능성이 없다는 점이다.

미국증시와 유럽증시, 일본증시 등은 연초부터 본격적인 주가 조정이 진행되면서 지난해 기록했던 주가 저점들을 또 다시 하향 돌파하고 있다.

중국증시는 2월 들어 연초 이후 반등의 대부분을 고스란히 반납했으며 국내증시도 1월 효과가 진행됐지만 이 또한 오래가지 못하고 본격적인 하락 국면에 진입하고 있는 모습이다.

결국, 글로벌 중앙 정부가 쏟아 부은 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각종 고강도 대책들이 시장을 조기에 안정시키는 데 실패한 셈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해 하반기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인 리만브라더스가 파산한 이후 각국 정부는 금리인하 정책, 금융시스템 안정대책, 경기부양대책 등 세 부문에 주안점을 두고 시장 안정에 주력했다.

먼저 글로벌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공격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한 결과 글로벌 금리는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신용경색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확산되는 추세이고 이머징마켓의 금융 불안이 확산되면서 안전자산인 금값이 사상 최고치에 육박한 상황이다.

오상훈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정부가 공격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한 지 6개월이 경과했지만 당초 의도한 시차 효과는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글로벌 금융 불안의 진원지인 미국은 2007년 9월부터 선제적인 금리 인하(5.25%→0.25%)에 나선 이후 1년6개월이 경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안전자산인 국채만 강세를 기록하고 있을 뿐이다.

그는 "금융시장 전반의 신용경색을 차단하는데 각국의 대응이 미흡했던 게 사실"이라며 "미국발 AIG 악재와 동유럽권에 대한 구제방안 실패가 선진 증시를 뒤흔들었고 이에 국내증시도 3월들어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스템에 대한 안정 대책 역시 실효성이 나타나지 않는 모습"이라며 "유럽정부는 자국의 금융기관에 대규모 공적 자금을 투입했지만 유럽증시의 하락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미국도 씨티, AIG에 대한 대규모 공적자금이 투입됐지만 부실화가 지속되면서 유동성 공급 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결국 유럽과 미 정부의 추가적인 공적자금 투입이 계속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최근에 부각된 마지막 정책 카드로서 미 상업은행에 대한 국유화 역시 현 금융시스템의 근본적인 안정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는 하나 시장은 피할 수 없는 부정적인 이슈로 받아들였다.

사실 미 은행 국유화는 금융기관의 손실확대→민간으로부터의 자본조달 불가능→정부지분 확대를 통한 시장 안정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피할 수 없는 대세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정문석 한화증권 연구원은 "국유화에 대한 시장 일각의 긍정론은 신속하게 우량과 부실 자산간의 분리를 통해 부실자산은 정부가 처리하고 우량자산은 민간에 매각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논리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주거용과 상업용 모기지, 그리고 소비자 금융까지 부실이 확대된 현 상황에서 과연 모두가 믿는 우량자산이 존재하고 있는지와 민간에 신속히 매각한다는 게 가능한지 의문스럽다"고 판단했다.

이는 경기가 회복돼 일부 자산의 가치훼손이 중단될 때까지 국유화된 은행은 정부의 소유와 관리하에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하고 신속한 자산의 분리와 매각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점에서 부정적이라는 것을 뜻한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이나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카드가 대부분 소진된 상황에서 정부정책의 기대감에 편승해 진행됐던 증시 반등은 사실상 종료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곽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경제의 후퇴가 경기순환적인 요인보다는 구조적인 요인에서 출발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정부의 추가적인 대규모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국내증시도 선진국증시와 일정한 시차를 두고 동조화 현상을 띨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당분간 코스피지수는 선진지수의 하향 조정을 뒤따를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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