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코로나 봉쇄 강화, 우크라 사태 등 원인
화학사 1분기 실적 전망치 전년 대비 큰 폭 하락
계절적 성수기임에도 화학제품 가격이 하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우크라 사태 등 악재가 겹치면서 이러한 흐름이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폴리염화비닐(PVC),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ABS) 등 주요 화학제품의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PVC는 18일 기준 톤당 1360달러로 지난 분기 평균 가격이었던 1523달러 대비 10% 하락했다. ABS도 같은 날 톤당 2000달러를 기록하며 2142원을 기록했던 지난 분기 대비 6%가량 떨어졌다. 특히 산화프로필렌(PO)은 1720원으로 지난 분기 평균 2495원 대비 31% 하락했다.
통상 3~4월은 석유화학업계의 성수기로 여겨진다. 여름을 앞두고 관련 의류·용품 제조가 늘어나고, IT·자동차 기업들이 화학소재에 대한 재고 확대도 이뤄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갈등의 장기화, 코로나 재확산 등 대내외 변수들이 겹치면서 성수기임에도 기대한 만큼의 수요 증가가 이뤄지지 못했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가격 약세의 배경은 중국 코로나 봉쇄조치 강화, 국제유가 하락에 동반한 가격 약세 등이 겹치며 수요 둔화가 우려됐기 때문”이라며 “올해는 중국의 재봉쇄 조치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화학제품에 대한 수요가 부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세 가지 원인이 모두 당분간 해소될 기미가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화학제품의 부진이 상반기까지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황규원, 윤용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2월에는 주로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등을 기초제품을 중심으로 약세를 보이다가 3월부터는 합성고무, ABS,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에틸렌(PE) 등 다운스트림 고체 제품 부진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한국, 대만 등 주요 NCC(나프타분해설비) 설비가 적자 상태를 보이면서 4월에 설비 가동률 추가로 낮출 계획”이라면서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등의 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2분기 설비 가동률을 낮춘다는 것은 6~7월까지 플라스틱 석화 제품 판매가 부진할 것이라는 의미기도 하다. 이에 따라 화학사들의 1분기 전망치는 호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큰 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금용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834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4081억 원과 비교해 40%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케미칼도 올 1분기 1502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지난해 1분기 기록했던 6238억 원보다 75%가량 하락할 것으로 점쳐진다.
석유화학협회 관계자는 “석유화학사에서 가동률 조정을 하고 있고 유가도 오름세이기 때문에 가격이 약간은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워낙 시황이 좋지 않은 만큼 상반기까지는 화학사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