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대우조선 후유증 과거로…전열 재정비 잰걸음

입력 2009-02-23 09:00 수정 2009-05-19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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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수직적 지배력 강화ㆍ금융 부문 그룹 기반 조성

- 2011년 글로벌 기업 육성ㆍ올해 시나리오 경영 역점

그토록 염원해온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물거품이 된 한화그룹이 전열을 가다듬으며 올해 본격적인 신성장 동력 발굴과 그룹 지배구조개선에 나서고 있다.

한화 김승연 회장은 대우조선 인수 실패로 움츠려 있던 그룹 분위기 쇄신에 이달 들어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임원 인사를 단행한데 이어 자신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모회사인 ㈜한화의 주식을 대거 사들였고 13년 만에 제일화재를 친정인 한화의 품으로 편입시키는 일도 마침표를 찍었다. 한화는 지난 18일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현금흐름에 최대의 주안점을 둔 시나리오 경영을 시행키로 했다.

이 자리에서 김 회장은 “2011년까지는 반드시 한화가 글로벌기업이 될 수 있는 기반을 다져야 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 염원이 컸던 만큼 남은 과제도 많아

김 회장과 한화그룹이 대우조선 인수 후유증과 관련해 풀어야 할 과제는 남아 있다. 산업은행과 대우조선 인수와 관련한 3150억 원에 달하는 이행보증금 소송, 대우조선 인수 중도 실패에 따른 주주들과 실추된 명예의 회복이 그것이다.

특히 산은과의 소송건은 한화가 협의에 나설 가능성도 전망되고 있다. 한화가 산은과 산은캐피탈로부터 2조 원이 넘는 돈을 차입한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산은이 소제기를 이유로 만기 연장을 거부한다면 한화는 심각한 자금난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서다.

◆ 김 회장, 한화증권 보유 ㈜한화 지분 매입 의미는

김 회장은 이달 초 한화증권이 보유하는 그룹의 모회사요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화의 지분 전량인 170만주(2.14%)를 사재를 들여 주당 2만9950원 총 509억원에 매입했다.

이번 지분 취득으로 김 회장이 보유한 한화 주식 수는 22.46%로 늘어났다. 한화 지분 구조는 총수일가인 김 회장과 장남 동관 씨(4.44%), 차남 동원씨 3남 동선씨가 각각 1.67%와 ㈜한화를 포함해 특수 관계인 지분 보유 비율도 43.70%로 늘어났다.

이 일이 있기 전까지 크게 한화그룹은 한화→한화리조트→한화증권→한화로 이어지는 구조와 한화→한화석유화학→한화갤러리아/한화개발/한화앨엔씨→한화증권→한화로 구분되는 환상형 순환출자구조를 형성하고 있었다. 이 출자구조의 핵심이 바로 한화와 한화증권의 연결고리였으며 한화증권은 김 회장, ㈜한화, 김동선 씨에 이어 ㈜한화의 4대 주주였다.

하지만 이번에 김 회장이 한화증권의 ㈜한화 보유지분을 전량 매입함에 따라 한화증권과 한화 사이에 출자 고리를 끊어지게 됐다. 대신 김 회장이 최대주주인 ㈜한화를 정점으로 하는 수직적인 지배구조가 곤고해짐에 따라 그의 그룹 지배력이 강화됐다는 평가다.

특히 한화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 최근 조사에 따르면 자산 총액 10조원 이상인 14개 출자총액제한 기업집단 중 총수일가가 보유지분에 비해 얼마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의결권 승수가 12.26을 기록했다. 이는 SK(17.05)에 이어 두 번째이며 14개 기업집단 평균 7.89보다도 월등히 높다는 점에서 공정위는 한화의 소유와 지배간 괴리가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김 회장의 이번 지분 매입은 이러한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재계 안팎으로는 그 외에도 이번 일에 대해 한화그룹이 대한생명, 한화증권, 한화투신운용, 제일화재를 묶는 금융그룹 기반을 확고히 한 것으로 평가한다.

우선 한화증권으로서는 이번 지분 매각에 따라 확보된 금액을 통한 자본확충과 함께 자본시장법 시행에 따른 투자사업 다각화를 위한 실탄으로 활용을 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한화증권이 ㈜한화로부터 벗어남에 따라 금융지주사 탄생도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 3세 후계 구도의 핵심 한화에스앤씨와 한컴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들에 대한 후계구도에서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는 회사는 2001년 3월 출범한 비상장 IT계열사인 한화에스앤씨와 자회사인 광고계열사 한컴이다.

지난 2005년 6월 (주)한화는 회사가 보유하던 한화에스앤씨 주식 40만주를 김승연 그룹 회장의 장남인 동관씨에게 주당 5000원에 매각했다. 김승연 회장이 보유하던 나머지 20만주는 2005년 4월 29일 그의 차남인 동원씨와 삼남인 동선씨에게 주당 5000원에 매각했다.

이렇게 김 회장 아들 3형제는 한화에스엔씨 지분 100%를 인수했고 같은 해 8월 한화개발이 가지고 있던 한컴의 지분도 인수했다. 당시 3형제는 주당 1만8079원, 총 매입대금 14억4632만원을 들여 8만주를 인수했다.

현재 한컴의 최대주주는 김 회장 아들 3형제의 회사인 한화에스앤씨로 69.87%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나머지 30.13%는 김 회장 부인인 서영민 씨가 보유중이다.

주목할 점은 아들 3형제의 지분 매입과정 이후에 나타난 두 회사의 주식가치의 변화다. 2007년 11월과 12월 한화에스앤씨는 두 번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주식가치는 3만3237원이었다. 김 회장의 세 아들의 당초 지분 매입당시 가격은 5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주식 가치가 6배 이상 뛴 것이다.

2007년 12월 한컴의 유상증자 과정에서 신주 발행가격은 주당 15만4794원에 달했다. 불과 2년이 조금 넘어 3형제의 주식가치는 당초 1만8079원보다 8배 이상이나 급증했다.

이로 인해 3형제에 대한 편법지원과 헐값 주식 매각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한화에스앤씨와 한컴은 그룹 관련 물량이 50~60%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3세 경영 승계 구도와 관련한 실탄 마련 등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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