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엔 대박, 주주에겐 쪽박] ① 분석 후 투자했는데도…회사 한 마디에 날아간 개미의 꿈

입력 2022-01-17 13:19 수정 2022-01-18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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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형(48) 씨는 2020년 말 전기차의 성장 가능성을 전망하고 SK이노베이션의 주식을 약 1억 원어치 매수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당시 SK이노베이션의 전년 11월 기준 전기차용 배터리 누적사용량은 전년보다 239% 급증했다. 이와 맞물려 친환경 정책을 강조한 조 바이든 후보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전기차 관련주는 투자 트렌드로 떠오르기도 했다.

원형 씨의 투자는 성공한 듯했지만, 달콤함은 오래가지 않았다. 약 반년 후인 지난해 7월 SK이노베이션이 핵심 사업인 배터리 부문 등을 떼어내 지주사로 전환한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2월 최고 32만7500원에 거래되다가 배터리 사업부(SK온)를 분할하겠다고 발표한 직후 주가는 8.8% 떨어졌다. SK온 상장 초읽기에 들어가자 주가는 지난달 19만3000원까지 하락했다. 원형 씨는 “(수익률이) 마이너스 30% 이상 떨어지기도 했었다”며 “더 떨어질까봐 (일부는) 팔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SK이노베이션에) 투자할 때 배터리 회사로 알았다”며 “물적분할은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다. SK이노베이션 투자자들은 원형 씨와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투자자들은 “미래 먹거리인 전기차 배터리 회사라고 투자한 회사가 새로 알짜 회사를 만들고 지주사 할인이 들어간 중간지주 회사가 됐다”며 “개인들에게는 성장의 이익이 공정하게 배분되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원형 씨는 “물적분할에 반대하는 것이 아닌 (모회사와 자회사의) 동시 상장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이번 이슈로 문제가 된 기업들에 중요한 건) 주주 가치 제고 방안을 내놔서 주가를 회복하는 것”이라며 “(이미 결정된 상장을) 막을 수는 없기에 자사주를 소각한다든지의 방법으로 주주 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기업들은 물적분할 후 자회사를 상장하는 방법이 경영권을 안전하게 지키면서 투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최근 상장사협의회는 ‘물적분할 후 동시상장 이슈와 시사점’을 발표하고 “물적분할 후 동시상장이라는 자금 조달 방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국내 기업의 상황은 근본적으로 주요국과 우리나라의 기업 규제 환경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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