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맥주업체와 오비맥주 간의 ‘라온’ 브랜드 네임에 따른 상표권 분쟁이 지속되고 있다. 상표권 분쟁 논란이 일자, 오비맥주가 상표 사용중단을 공식 선언했지만 법적 분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11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12월 중순 오비맥주는 ‘라온’ 상표 사용중단을 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지만, 중소 맥주업체인 코리아에프앤티(에프앤티)의 상표권 출원 관련 이의신청을 아직 철회하지 않고 있다. 그해 11월 특허청의 오비맥주 ‘라온 위트 에일’ 상표권 출원도 심사대기인 상황이다. 상표 관련 상품 공급은 중단하지만, 상표권에 대한 법적 분쟁은 이어간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오비맥주는 자회사 핸드앤몰트의 ‘라온 위트 에일’ 상표가 에프앤티 보다 먼저 신고됐다고 주장했다. 작년 5월 에프앤티가 상표를 출원하기 전 오비맥주는 3월과 4월에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국세청에 주류 상표 사용 신고서를 제출했다는 입장이다. 그 후 회사 사정상 제품 제조가 연기돼 7월 1일부터 실제 사용이 시작됐다고 했다. 이 모든 경과는 비공개 사안으로 처리됐고, 에프앤티보다 상표를 먼저 신고했다는 것이 오비맥주 측의 설명이다.
오비맥주 측 주장대로 비공개 상표 신고를 에프앤티보다 먼저 했음에도 불구하고 돌연 상표 사용을 중단했다. 오비맥주는 이에 대한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이후 오비맥주의 ‘라온 위트 에일’의 맥주 생산은 중단됐고 유통망 공급도 멈췄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구조상 생산된 맥주들은 판매처에서 알아서 소진하고 있다”며 “분쟁에 핵심은 상표이기 때문에 그것을 사용하지 않으면 그만이라서 공식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오비맥주가 상표 중단을 선언하고 관련 제품을 만들지 않겠다고 했지만, 상표권에 대한 법적 분쟁에선 진전이 없었다. 오비맥주가 법적 관련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에프앤티와 오비맥주는 특허청 상표등록 분쟁과 민사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에프앤티 측 법무법인은 “상표 사용중단에 관한 기사가 보도되고 나서 오비맥주 측으로부터 어떠한 입장을 전해 듣지 못했다”며 “현재도 특허 이의신청 및 상표권 등록 철회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에프앤티는 오비맥주의 상표 사용 중단과 상표권 법적 분쟁 진행이란 ‘갈지자 행보’에 난감한 입장이다. 상표 출원공고 기간 중 이의신청이 진행돼 상표등록이 지연되고 있고, 이미 시중에 유통된 오비맥주의 ‘라온 위트 에일’로 인해 국내 유통망 진출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원준 에프앤티 CEO는 “오비맥주가 상표 사용을 않겠다고 하는 것은 여론몰이를 하는 것이고 아직 법적 분쟁은 계속 진행 중”이라며 “잠시 상표 사용을 중단했다가 법적 분쟁에서 이기면 다시 사용하겠다는 것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법적 분쟁에 대한 본지 질의에 대해 “일반론적으로 (에프앤티가) 관련 내용을 접하고 우리 쪽에 무슨 말이냐고 하지 않았겠냐. 그런데 아직도 안 한 것조차도 이상하다”며 “(이의신청 및 상표권 출원 철회에 대해) 관련 법적 사안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