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심리가 넉달만에 하락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종인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방역조치 강화 등이 영향을 미쳤다. 고공행진 중이던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유류세 인하 등 조치로 14개월만에 내림세를 보였다. 기준금리 인상과 규제강화 조치로 주택가격전망 역시 넉달연속 하락했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2월중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보다 3.7포인트 하락한 103.9를 기록했다. 이는 8월(-0.7p) 이후 처음으로 떨어진 것이다.
CCSI란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6개 주요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다. 2003년 1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장기평균치를 기준값 100으로 해 이보다 크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임을,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다만, 2018년 10월 표본가구 수를 기존 2200가구에서 2500가구로 확대하면서 2018년 9월 이전 수치와 단순비교는 주의가 요구된다.
6개월 전과 현재를 비교한 현재경기판단 CSI는 2포인트 내린 79를 보였고, 현재생활형편 CSI(91), 생활형편전망 CSI(96), 가계수입전망 CSI(100) 모두 1포인트씩 떨어졌다. 또, 다른 경제 상황인식 지표인 취업기회전망 CSI는 9포인트 하락한 89를 기록했다.
주택가격전망 CSI는 107로 작년 5월(96) 이후 1년7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8월(129) 이후 넉달연속 내림세며, 전월과 같은 9포인트 하락세를 이어갔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코로나 확진자수가 늘고 방역이 강화되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된 영향이 컸다. 여행과 외식, 오락, 문화를 중심으로 크게 떨어졌다. 취업전망 역시 기대심리가 위축된데다 사적모임제한 조치 등이 영향을 미쳤다”며 “최근 확진자수가 살짝 꺾이는 모습이고, 부스터샷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진정되면 심리가 다시 나아질 수 있겠지만, 물가와 해외상황 영향도 있어 향후 추이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주택가격전망은 금리상승과 가계대출 규제 영향이 컸다. 최근 거래량이 감소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물가수준전망 CSI는 전월보다 1포인트 하락한 151을 기록했다. 이는 3월(-1p) 이후 첫 내림세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을 나타내는 물가인식(2.7%)은 전월과 같았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을 의미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0.1%포인트 떨어진 2.6%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10월(-0.1%p) 이후 처음 떨어진 것이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으로는 석유류제품(51.4%, 이하 복수응답)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이어 농축수산물(43.8%), 공공요금(30.6%) 순이었다.
황 팀장은 “유류세 인하와 전기요금 동결이 이어지면서 물가대책이 나올 것이란 기대가 반영됐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전국 도시 2500가구를 대상으로 했으며, 응답자는 2294가구였다. 조사기간은 10일부터 17일까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