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물가 상승에도 '노 프라블럼' 외쳤던 정부

입력 2021-11-04 05: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No problem(문제없어).”

인도 여행을 다니다 보면 수없이 듣는 말이다. 기차 시간이 늦어져도, 타고 있던 릭샤가 갑자기 길 한가운데에 멈춰 서 있어도 많은 인도인은 입버릇처럼 ‘노 프로블럼’이라고 말한다. 자신도 이유는 모르지만, 절대 “몰라요”라고 말하지 않는다. 인도를 처음 가 본 여행자들은 이 말을 듣고 안심할 수도 있지만, 여행을 다니다 보면 보통은 더 큰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았다.

“올해 물가가 2%를 상회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지난 4월 물가상승률이 올해 처음으로 2%대를 넘어섰을 때, 정부는 지난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물가 수준이 낮았던 점이 기저효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또한, 2%대 상승이 일시적이라면서 연간 전체로 보면 물가 안정목표인 2%를 넘길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정부의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10월 소비자물가가 3.2% 오르면서 9년 8개월 만에 3%대를 돌파한 것이다. 정부는 국제유가 상승과 지난해 10월 통신비 지원 정책에 따른 기저효과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물가 안정은 당분간 쉽지 않아 보인다. 국제유가 오름세가 계속되고 있는 데다가 이달부터 시작된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과 코리안세일페스타, 소비쿠폰 지급 등 정부의 각종 소비 진작책으로 인해 소비가 늘어나면 상승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앞서 6월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물가상승률 목표를 1.8%로 제시하고, 이후 ‘연간 2% 이내’로 물가를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었음에도 정부는 낙관적인 전망만을 제시했다.

기저효과만을 생각했던 정부는 물가 안정의 타이밍을 놓쳤다. 심지어 국제 유가 등 공급 측면에서의 물가 상방 요인은 수요보다 다루기도 까다롭다. 물가 상승은 결국 서민들에게 큰 부담으로 돌아온다. 이미 여러 차례 기회를 놓쳤지만, 지금부터라도 적절한 물가 안정 대책이 필요할 때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생일 축하해” 루이바오·후이바오의 판생 1년 [해시태그]
  • '풋살'도 '요리'도 재밌다면 일단 도전…Z세대는 '취미 전성시대' [Z탐사대]
  • "포카 사면 화장품 덤으로 준대"…오픈런까지 부르는 '변우석 활용법' [솔드아웃]
  • 단독 삼정KPMG·김앤장, 금융투자협회 책무구조도 표준안 우협 선정
  • 4인 가구 월 가스요금 3770원 오른다…8월부터 적용
  • '연봉 7000만 원' 벌어야 결혼 성공?…실제 근로자 연봉과 비교해보니 [그래픽 스토리]
  • 코스피, 삼성전자 깜짝 실적에 2860선 마감…연중 최고
  • 고꾸라진 비트코인, '공포·탐욕 지수' 1년 6개월만 최저치…겹악재 지속 [Bit코인]
  • 오늘의 상승종목

  • 07.05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0,420,000
    • -3.27%
    • 이더리움
    • 4,241,000
    • -5.19%
    • 비트코인 캐시
    • 463,800
    • -5.5%
    • 리플
    • 606
    • -3.81%
    • 솔라나
    • 191,700
    • +0.47%
    • 에이다
    • 499
    • -7.42%
    • 이오스
    • 684
    • -7.07%
    • 트론
    • 181
    • -0.55%
    • 스텔라루멘
    • 120
    • -5.51%
    • 비트코인에스브이
    • 50,150
    • -7.3%
    • 체인링크
    • 17,560
    • -4.82%
    • 샌드박스
    • 401
    • -3.14%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