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현장] 성큼 다가온 일상…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위드 코로나' 첫날

입력 2021-11-01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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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 중구에 있는 한 식당에서 직장인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이날은 단계적 일상회복을 의미하는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는 첫날이다. (홍인석 기자 mystic@)
▲1일 서울 중구에 있는 한 식당에서 직장인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이날은 단계적 일상회복을 의미하는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는 첫날이다. (홍인석 기자 mystic@)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가 시작된 1일 서울 강서구에 있는 고깃집은 아침부터 분주했다. 업주와 직원들은 점심뿐 아니라 야간 영업까지 준비하느라 바삐 움직였다. 업주 A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에 맞춰 식료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인근 식당들 입구에는 저녁 장사를 위한 아르바이트생 채용 안내문을 심심찮게 확인할 수 있었다.

'위드 코로나'로 일상에 성큼 다가섰다. 이날부터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은 접종 완료자와 미 접종자 구분 없이 10명까지 모일 수 있고 식당이나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 대부분은 24시간 영업한다. 감염 고위험시설로 분류된 유흥시설이나 무도장은 영업시간을 자정까지 제한된다. 일각에서는 업종마다 영업시간을 달리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확진자 폭증에 대한 우려가 크지만 오랜만에 생업시설에 활력이 넘쳤다. 기업들도 활기를 되찾았지만 내부 방역 지침 완화에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소상공인ㆍ시민들 "저녁 시간 여유 있게 누릴 수 있어"

식당과 카페 등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의 표정은 밝았다. 오후 10시 이후에도 손님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위로였다. 야간 영업은 매출 증대와 직결된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소상공인 11월 전망 경기지수(BSI)는 87.6으로 전월 대비 9.5포인트 증가했다. 9월부터 석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소상공인 22.9%가 '위드 코로나 시대 기대'를 경기 호전 이유로 꼽았다.

시민들도 가을 저녁을 만끽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젖어있다. 서울 중구에서 일한다는 직장인 B 씨는 "선선한 날씨를 누리지 못하고 일찍 집에 들어갔는데 더 추워지기 전에 오랜 시간 밖에서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방역 수칙을 잘 지키면서 지인들을 만날 것"이라며 "회사도 이전보다 출근한 사람이 많아 일상이 다가온 느낌이 든다"고 덧붙였다.

▲1일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으로 방역체계가 전환되는 가운데 헬스장·목욕탕 등 일부 다중이용시설에는 '방역패스'가 적용된다. 업계에서 반발하고 있다. (뉴시스)
▲1일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으로 방역체계가 전환되는 가운데 헬스장·목욕탕 등 일부 다중이용시설에는 '방역패스'가 적용된다. 업계에서 반발하고 있다. (뉴시스)

고위험시설 '방역패스'로 울상…"형평성 어긋나"

일상이 한 발짝 다가왔지만 여전히 웃지 못한 곳도 있다. 고위험시설로 분류된 유흥시설과 실내체육시설이다. 이들 시설에는 접종증명ㆍ음성확인을 뜻하는 '방역패스'가 적용된다. 방역패스는 접종 완료자와 미 접종자 중 48시간 이내 PCR(유전자증폭) 검사 음성 확인자, 18세 이하 아동ㆍ청소년, 완치자, 접종 후 중대 이상반응 등 불가피한 예외 사례를 대상으로 한시 도입한 제도다.

실내체육시설 자영업자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신규 회원을 유치하는데 방역패스가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한실내체육시설총연합회는 "단계별 일상회복이 아닌 우리에겐 또다시 옥죄어 오는 단계가 됐다"고 평가했다. 3일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반대 시위도 준비하고 있다.

정부는 안전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방역패스는 시설을 이용하는 모두의 안전과 특히 백신 미 접종자의 감염 전파를 차단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점을 다시 한번 양해해달라"며 "밀폐된 공간에서 침방울 배출이 많은 활동을 장시간 이뤄지는 실내체육시설은 구조적으로 감염의 위험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재택근무 줄고 출장ㆍ대면교육 기지개

기업들은 직원들의 재택근무 비중을 줄이고, 해외 출장 및 대면교육을 재개했다. 다만 당장 방역 체계를 대폭 완화하기보다 점진적인 조치를 해 나갈 계획이다. 사업장에 확진자 발생 시 경영에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 탓이다.

LG 관계자는 “이번 주 방역 완화 관련 추가 지침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직원들의 안전관리를 최우선으로 재택근무 비율, 회의인원 제한 등 구체적인 지침을 단계적으로 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30% 순환 재택근무와 회식 제한은 아직 그대로 유지 중이지만, 대면 회의가 좀 더 자유로워 지면서 효율적인 아이디어 교환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현대차와 한화, GS 등 주요 대기업들 역시 위드 코로나에 따른 추가 방역 지침 완화를 검토 중이다.

일부 기업은 공유 오피스 등 비대면 업무시스템을 적극 활용해 업무방식의 근본적 변화를 꾀할 계획이다.

이날 포스코그룹은 그룹사 직원들이 공유하는 거점오피스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 6월부터 서울 종로구 계동사옥과 의왕연구소 등 총 8곳에 400여 석 규모의 ‘에이치-워크 스테이션(H-Work Station)’을 열었다. SK그룹은 일부 계열사에서 스마트워크 센터를 꾸려 외부 미팅, 태스크포스(TF) 업무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8월 도입한 ‘리모트워크(Remote Work)’를 코로나19 종식 여부와 무관하게 상시 운영하기로 했다.

재계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 전환으로 확진자가 오히려 증가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며 “기존 비대면 업무 방식과 대면 업무를 조화롭게 유지하며, 최대한 리스크를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을 시행한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에서 직장인들이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을 시행한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에서 직장인들이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일상회복 좋은데…"확진자 폭증할 수도" 우려

지난달 핼러윈 영향과 함께 위드 코로나 전환으로 확진자 폭증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염호기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 대책 전문위원장은 지난달 27일 ‘위드 코로나 시행에 따른 준비와 대책’ 간담회에서 “확진자가 폭증하면 2만 명까지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선 의료현장에서도 위드 코로나로 확진자가 폭증하면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한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 C 씨는 "열나는 환자가 응급실로 계속 오면 격리실을 채우고 대기가 길어질 것"이라며 "암 환자가 열이 났는데 응급실에서 8시간 이상 대기한 경우도 있다"고 현장 상황을 설명했다.

다만 확진자 증가와 별개로 치명률은 낮아질 전망이다. 영국은 '위드 코로나' 이후 4만~5만 명대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치명률은 0.3% 수준에 머물고 있다. 국내 역시 치명률은 0.78%까지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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