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어넷 마켓리더스] 초대받지 않은 손님

입력 2009-01-16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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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코스피시장이 뉴욕발 삭풍에 대규모 프로그램 매물까지 출회되면서 폭락, 1110선으로 주저앉았습니다.

미국 소매판매 부진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 고조와 신용위기 불안감이 한꺼번에 증시를 엄습했습니다.

앞서 열린 뉴욕증시(14일)는 씨티그룹의 추가 구조조정 추진, 도이체방크 등 은행들의 실적 악화 소식이 신용불안감을 자극한데다 12월 소매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리세션 우려를 더해 주요지수가 3% 내외의 하락률을 기록했습니다.

씨티그룹이 23.2%나 폭락하며 금융주들의 심리를 냉각시켰고 세계 최대 백화점 메이시(-5.8%) 등 소비관련주들도 급락했습니다.

1130선에서 갭하락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외국인 선물매도 확대와 함께 프로그램 매물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낙폭을 키웠습니다. 이렇다할 반발도 없이 흘러내린 지수는 전일대비 71.34p(-6.03%) 내린 1111.34p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826억원, 4064억원 매도우위로 대응하며 지수를 끌어내린 가운데, 개인은 5635억원어치를 사들였습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4293억원) 위주로 5680억원 순매도를 기록하며 증시를 짓눌렀습니다.

아시아증시가 동반 급락했습니다.

일본 닛케이지수가 4.92% 떨어진 것을 비롯해 대만지수(-4.44%), 항셍지수(-3.37%), 싱가포르지수(-3.44%) 등이 줄줄이 내렸고 중국 상해종합지수도 0.45% 하락했습니다.

경기민감株, 급등부담 정책수혜株↓

해외증시가 경기침체, 신용위기의 양대 악재를 맞고 급락하자 새해들어 경기회복 기대로 큰폭 올랐던 경기민감주들과 정책기대감으로 랠리를 펼쳤던 정책수혜 테마주들이 혼비백산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동신건설, 이화공영, 울트라건설, 진흥기업, 신천개발, 한국선재, 스페코, 삼목정공, 삼현철강, 신성ENG, 이건창호, 코닉시스템, 에피밸리, 씨티엘, 한일단조 등이 가격제한폭까지 밀렸습니다.

하한가는 모면했지만 모건코리아(-14.29%)와 후성(-13.96%), 용현BM(-13.21%), 에코프로(-13.00%), 엔하이테크(-12.12%), 에스에너지(-9.33%), 뉴인텍(-7.63%) 등 '정책수혜' 테마 꼬리표를 단 종목들 대부분은 이날 급락세를 빗겨가지 못했습니다.

업종별로도 경기에 민감한 운수장비(-8.89%), 기계(-8.70%), 건설(-7.31%)업종이 앞장서 하락했고, 신용경색의 직격탄을 맞는 증권(-8.12%), 금융(-7.39%) 업종도 낙폭이 크게 나타났습니다.

반면 경기방어적 성격의 통신(-1.18%), 의약품(-2.32%) 업종 등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시가총액 상위주 중에는 대안주로 부각된 SK텔레콤(0.72%)만이 빨간 불을 켰고, 삼성전자(-6.13%)와 POSCO(-5.28%), 한국전력(-6.10%), 현대중공업(-9.58%), KB금융(-9.16%), LG디스플레이(-9.88%), 현대차(-10.42%) 등 각 업종 대표주들이 마치 개별주처럼 급락했습니다.

수익성 악화로 인해 공장가동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는 우울한 소식마저 전해지면서 동부하이텍은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습니다.

정책수혜주들의 경우 신성장동력 선정과 함께 새롭게 테마가 형성된 헬스케어 섹터의 비트컴퓨터, 인성정보, 유비케어(이상 상한가)와 태양광업체 티씨케이(6.08%) 정도가 강세를 보였습니다.

다시 찾아든 신용 불안감

새해 경제회복 기대감으로 들떴던 증시가 흥분을 가라앉히는듯 싶더니 이날은 잿빛으로 물들었습니다.

경기하강 둔화 여부와 어닝시즌 성적표에만 골몰하던 증시는 예기치 못한 금융주들의 악재에 철퇴를 맞았습니다.

진정된 것으로만 여겨졌던 신용위기의 불씨가 증시 수급 악화와 맞물려 다시 살아날 분위기입니다.

금융위기 문제는 해결된 것으로 접어두고 경기부양책 효과, 경기 회복 가능성에만 몰두하던 증시는 감당해야할 악재가 '경기후퇴(recession)와 신용경색' 두가지로 늘어난 셈입니다.

추가 구조조정을 계획중인 씨티그룹의 범상치 않은 하락률(-23%)이나 씨티에 영향을 받은 금융주들의 동반 폭락은 금융불확실성을 기피하는 증시에 녹록치않은 부담을 안기고 있습니다.

S&P500지수는 필자가 박스권 하단 지지라인으로 지목해온 850선을 살짝 이탈하며 긴장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어렵게 진입했던 구름층을 이탈한데다 후행스팬도 캔들라인을 깨고 내려가는 불안한 흐름으로 향후 조정이 지속된다면 박스권 레벨다운 내지는 하락추세 형성으로 연결될 위험도 내포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뉴욕증시의 조정이 신용 악재와 거래를 동반해 진행되고 있다는 점 또한 우려되는 대목입니다.

끝없이 추락하는 경제지표들 외에도 경제의 온도계로 간주되는 국제 유가는 소비 감소 및 재고 증가 소식에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2월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50센트(1.3%) 하락한 37.28달러로 마감, 지난해 최저점에 바짝 근접했습니다.

지난주 공개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12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따르면 Fed 위원들은 "미국의 실업률이 2010년까지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고용시장 및 미국경제의 회복 시점이 시장의 기대와 달리 지연될 수 있음을 시사한데 이어, 이날 연준은 베이지북을 통해 "최근까지 그나마 견조했던 서비스와 에너지, 상업 부동산도 경기후퇴의 그림자를 피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경기하강 흐름이 새해들어서도 지속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연준이 경기에 도움을 주기 위해 공격적인 양적완화책 시행을 천명하고 있지만 기준금리가 사실상 제로금리 수준까지 내려간 상태라 정책 입지가 좁아진 연준이 2주후 FOMC를 통해 어떤 지혜를 발휘할지 주목됩니다.

씨티그룹의 추가 구조조정 추진이나 국내 건설, 조선사들의 살생부 작성은 경기회복의 전제조건이라 할 수 있는 기업들의 혹독한 구조조정이 겨우 시작단계에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고 신용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악재들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날 장 마감후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국내 은행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조정 검토에 착수했다고 밝혔습니다.

리스크 관리 강화

미국증시가 박스권 횡보를 지속하는 동안 상승각을 세우며 앞서나갔던 국내증시는 금융불안의 충격을 더 크게 받는 모습입니다.

코스피지수는 일견 기술적 반등이 기대되는 구간에서 반등이 무산되자 실망감으로 크게 하락한 모습이지만 원/달러 환율을 감안해 본다면 이미 지난주말 추세를 이탈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달러 환산차트는 추세지지선을 며칠전 이탈한데 이어 하락세가 보다 강화되고 있는 셈입니다. 외국인들이 선물을 대규모로 매도하며 신중 모드로 전환된 시점도 이와 일치합니다.

경기가 장기 추세 결정요인이라면 주식시장의 단기 변동성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신용(유동성) 불확실성입니다.

투자심리가 위축되면 소소한 악재들에도 증시가 반응하기 마련입니다. 하락변동성을 부추기는 신용불안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보수적 접근이 요구됩니다.

각국의 기민한 금리인하 공조와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책으로 인해 지난해와 같은 신용위기가 닥쳐올 가능성은 적다는 판단입니다.

때문에 S&P500지수가 지난해 11월 저점을 붕괴시키는 패닉상황을 연출할 것으로 보이지 않지만, 연초 기대감이 사라진뒤 증시를 지탱해줄 뚜렷한 모멘텀이 부재한 터라 S&P500지수가 850선을 빠르게 회복하지 못한다면 조정압력이 거세질 수 있는 상황입니다.

850선을 회복•안착하기까지는 신용 이슈를 체크하면서 시장을 관망하며, 더 좋은 기회를 찾기 위해서라도 리스크 관리에 주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본 글의 저작권은 필자에게 있으며 필자와 슈어넷(www.surenet.co.kr)의 동의가 없는 무단전재 및 재배포는 위법행위입니다.

[ 자료제공 : ‘No.1 증시가이드’ 슈어넷(www.surenet.co.kr) 전화 : 835-85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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