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속도조절+저가매수성 환전수요+정부 개입추정 물량..이월 네고vs미 테이퍼링 우려
하락압력 지속되나 속도조절 보일 것..이번주 1100~1115원대 흐름 보일 듯
원·달러 환율은 사흘째 하락해 1105원대까지 떨어졌다. 3개월보름만에 최저치다. 하락을 주도한 다섯가지 재료가 이를 저지하는 또다른 세가지 재료를 압도한 분위기다. 다만 또다른 재료는 1105원선을 지지하는 요인은 됐다.
간밤 미국장이 메모리얼데이로 휴장한 가운데 지난주말 위험선호 분위기가 이어졌다. 개장전 발표한 5월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45.6% 급증해 서울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 8월(52.6%)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역외 달러·위안 환율이 6.35위안까지 떨어지는 등 위안화 강세도 여전했다.
주식시장도 강세를 이어갔다. 코스피는 3220 고지로 올라서며 역대최고치에 바싹 다가섰다. 중공업체들의 선박수주 소식도 이어졌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지난달 28일과 31일 총 12척, 1조3600억원 규모의 선박을 수주한데 이어, 삼성중공업이 5290억원에 컨테이너선 4척을 수주했다.
반면, 오후장들어 위안화가 하락에 속도조절을 보인데다, 저가매수성 환전수요도 많았다. 일부 정부 개입추정 물량도 있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원·달러가 하락압력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위안화도 속도조절을 보이고 있는 만큼 원·달러도 하락 속도는 둔화할 것으로 봤다. 오늘 재료 외에도 남아있는 월말 이월 네고(달러매도) 물량과 미국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이슈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주 원·달러는 1100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고점은 1115원을 전망했다.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5.0원(0.45%) 떨어진 1105.9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월19일(1105.9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장중엔 1105.0원까지 떨어져 2월22일 장중 기록한 1103.4원 이래 최저치를 경신했다.
1107.3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110.2원까지 올랐다. 장중 변동폭은 5.2원이었다.
역외환율은 이틀째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07.7/1108.3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2.8원 내렸다.
한 외환시장 참여자는 “주가가 올랐고, 오전중 위안화도 강했다. 어제 오늘사이 선박수주 뉴스가 집중되면서 역외 매도도 나왔다. 개장전 발표된 수출도 급증세를 보였다. 원화강세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됐다”면서도 “오후엔 위안화도 낙폭을 되돌림하면서 1100원대 중반에서 추가하락이 제한됐다”고 전했다.
그는 또 “선박수주 소식이 집중되면서 수급적으로도 하락 우호적”이라면서도 “위안화가 속도조절을 보이고 있고, 해외투자 수요나 다른 결제수요도 있을 것 같아 하락에도 속도조절을 보일 것이다. 이번주 원·달러는 1100원에서 1115원을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한 은행권 외환딜러는 “미국장이 휴장인 가운데 위험선호 분위기 속에서 끝난 바 있다. 수출 지표도 좋았다. 반면, 저점인식에 고객 매입물량에 따른 매물도 많아 1105원대 후반 내지 1106원에선 지지된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점인식 물량도 많았다. 정부 개입물량도 일부 들어온다는 느낌도 있었다. 경기가 좋아지면서 미국에서도 테이퍼링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다. 현재 부인은 하고 있으나 안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달러 저가매수를 대기하는 환전고객도 굉장히 많다”며 “월말 이월 네고물량도 있다. 이번주 원·달러는 1100원대 초반에서 1115원 흐름을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오후 3시50분 현재 달러·엔은 0.09엔(0.08%) 하락한 109.46엔을, 유로·달러는 0.0007달러(0.06%) 오른 1.2232달러를 보였다. 외 달러·위안(CNH)은 0.0009위안(0.01%) 떨어진 6.3714위안을 기록 중이다. 장중 한때 6.3588위안까지 떨어지기도 했었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17.95포인트(0.56%) 상승한 3221.87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역대최고치였던 5월10일(3249.30, 종가기준) 이래 최고치다. 외국인은 반면 코스피시장에서 364억9200만원어치를 순매도해 사흘만에 매도세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