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형간 격차 줄었다는데 아파트 넓혀볼까?"

입력 2008-12-29 09:18 수정 2009-01-15 15:26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전문가 "평형 갈아타기는 '선(先)매도 후(後)매수'의 원칙"

#전문

부동산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면서 넓은 평수와 적은 평수의 아파트 가격차가 크게 줄어들었다. 일부 부동산 업체에서는 지금이 평수를 넓힐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하고 있다. 과연 지금이 집을 갈아 탈 수 있는 적기일까?

#본문

#사례 1 = 고양시 행신동 주공아파트 86㎡(26평)에 사는 김 씨는 지난달 같은 단지 102㎡(31평)를 사기로 계약했다. 소유한 86㎡ 아파트가 최근 1년 사이 1억8000만원에서 2억7000만원으로 뛰어오른 것과 달리 102㎡는 가격 상승이 덜해 3억1900만원에 계약을 할 수 있었다.

작년만 해도 똑같은 집으로 넓혀가려면 1억원은 넘게 필요했지만 이제는 5000만원 정도만 추가로 마련하면 된다. 갈아타는 데 부족한 돈 5000만원은 대출을 받아 해결할 생각이다.

김씨는 "수년간 행신동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모르는 지역으로 가기보다는 사는 곳에서 평수를 넓히기로 했다"며 "내년 6월께 경의선 복선전철이 개통되면 소형에 이어 중대형도 가격이 오를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사례 2 = 서울 강북구에 사는 이 씨는 40평대 아파트를 보러다니느라 바쁘다. 지금 살고 있는 109㎡(33평) 아파트의 가격과 인근의 142㎡(43평) 급매물 가격이 많이 좁혀져 이참에 갈아타 볼 생각이다.

작년 초까지 3억원 정도이던 109㎡ 아파트는 지금은 4억3000만원까지 나가는 반면 같은 기간 142㎡는 4억6000~4억7000만원에서 5억3000만원 정도까지 오르는 데 그쳤다. 1억5000만원 정도 벌어졌던 격차가 급매물을 잘 잡을 경우 7000만~8000만원만 보태면 된다.

이씨는 "소형 아파트는 더 많이 올라 30평으로 갈아타려고 알아보는 사람이 요새 많은 것 같다"며 "지금이 아니면 쉽게 평수를 넓히기 어려울 것 같아 급매물을 찾아 발품을 팔고 있다"고 설명했다.

요즘처럼 전반적으로 약세장이 이어지는 침체기는 주택시장에서 갈아타기를 하기에 좋은 타이밍이 될 수 있다.

더구나 지난해 이후 중대형의 가격 상승은 거의 정체된 반면 중소형은 서울 강북 지역과 수도권 북부에서 시작해 강남에 이르기까지 가파르게 올라 평형에 따른 가격 차이가 대폭 줄어 갈아타기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부동산 정보업체 스피드뱅크가 최근 서울 지역의 면적별 평균 아파트(재건축 제외) 매매 가격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면적이 클수록 상승률이 낮은 반면 면적이 작을수록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2006년에는 66㎡ 이하 소형이 5~6% 오르는 데 그치고 66㎡ 초과는 10%에 육박하는 오름세를 기록한 반면 올해 들어서는 소형이 5~7%, 중대형은 1% 전후 상승에 그쳐 가격 차가 줄었다.

이른바 '버블세븐'의 가격 상승이 극에 달하던 2006년 4분기와 올해 2분기의 매매가(3.3㎡당)를 비교하면 이런 상황은 확연히 드러난다.

2006년 4분기에는 66~99㎡(20평대)와 99~132㎡(30평대)의 차이가 354만원, 99~132㎡와 132~165㎡(40평대) 차이가 388만원이었다. 하지만 올해 4분기에는 이 격차가 각각 251만원, 333만원으로 대폭 줄었다.

유엔알 유엔알 컨설팅 대표는 "최근 2년 사이 큰 아파트와 작은 아파트의 가격 상승 흐름에 역전이 생겼다"며 "소형주택 상승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덜 오른 같은 단지나 같은 지역의 중대형으로 갈아타기가 예전보다 훨씬 수월해졌고 실제 이런 기회를 노리는 수요도 점차 늘고 있다"고 말했다.

#page

◆인기지역 갈아타기도 적기

평소 이사를 가고 싶었던 인기 지역들로 옮겨탈 수 있는 시기도 바로 지금이 될 수 있다. 과거 인기 지역으로 불리며 상승을 주도했던 강남, 서초, 송파구 등 강남권과 양천구, 분당, 용인 등 버블세븐 지역들은 계속 하락하는 반면, 비인기 지역으로 분류되던 강북, 도봉, 노원구 등의 경우 대폭 오르며 지역 간 집값 격차가 눈에 띄게 줄었다.

올해 들어서만 노원구는 13.28%, 도봉구는 11.64% 상승했지만 강동구와 송파구, 양천구, 강남구, 서초구 등은 일제히 하락했다. 물론 아파트의 절대적인 금액에서 버블세븐 지역과 여타 지역 격차가 크다. 하지만 예전에는 '언감생심'이었지만 이제는 자금조달만 잘한다면 노려볼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스피드뱅크 김은경 리서치팀장은 "따라서 비인기 지역에서 인기 지역으로 입성을 노리는 수요자라면 지금이 저렴한 비용으로 지역을 옮길 수 있는 적기로 활용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약세장...먼저 팔고 나중에 사야

전문가들은 평형 갈아타기를 할 때는 가능한 한 먼저 팔고 나중에 사는 '선(先)매도 후(後)매수'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 좋다고 강조한다. 급한 마음에 먼저 집을 사놓고 살던 집이 팔리지 않아 곤욕을 치를 수 있기 때문이다.

상승기에는 집을 산 다음 보유하고 있는 주택을 팔면 더 많은 차익을 얻을 수 있지만 매수세가 많이 위축돼 있는 지금과 같은 약세장에서는 중소형과 중대형의 가격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내 집을 살 매수자를 찾은 다음에 갈아타기를 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

자금 계획도 잘 짜야 한다. 격차가 줄었다고는 해도 갈아타기를 하려는 집의 가격은 현재 거주하는 집보다 상당히 높은 만큼 매입비용을 충분히 고려해 현재 살고 있는 집을 팔아야 한다. 은행에서 담보대출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정확히 확인한 뒤에 매수예약을 해야 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2024 여의도 서울세계불꽃축제' 숨은 명당부터 사진 찍는 법 총정리 [그래픽 스토리]
  • "원영 공주님도 들었다고?"…올가을 트렌드, '스웨이드'의 재발견 [솔드아웃]
  • 단독 하마스 외교 수장 “이스라엘, 국제법 계속 위반하면 5차 중동전쟁”
  • 대기업도 못 피한 투심 냉각…그룹주 ETF 울상
  • 벼랑 끝에 선 ‘책임준공’… 부동산 신탁사 발목 잡나
  • 갈수록 높아지는 청약문턱···서울 청약당첨 합격선 60.4점, 강남권은 72점
  • 국제유가, 2년래 최대 폭 랠리…배럴당 200달러 vs. 폭락 갈림길
  • 황재균, 지연과 별거 끝에 합의 이혼…지연은 SNS 사진 삭제 '2년' 결혼의 끝
  • 오늘의 상승종목

  • 10.04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3,646,000
    • -0.2%
    • 이더리움
    • 3,266,000
    • +0.34%
    • 비트코인 캐시
    • 435,500
    • -0.41%
    • 리플
    • 716
    • -0.14%
    • 솔라나
    • 192,500
    • -0.1%
    • 에이다
    • 474
    • -0.21%
    • 이오스
    • 636
    • -0.78%
    • 트론
    • 207
    • -1.43%
    • 스텔라루멘
    • 124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61,400
    • -0.65%
    • 체인링크
    • 15,290
    • +1.59%
    • 샌드박스
    • 339
    • -0.8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