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동 교수, 내년 경제전망 '외압설' 제기

입력 2008-12-16 17:22 수정 2008-12-1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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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예측치 1%대...'조삼모사'로 국민 현혹"

국민의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수석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을 지낸 김태동 성균관대 교수과 한국은행의 내년도 경제전망과 관련 "본래 전망치는 1%대였을 것"이라면서 "누가 결정했든 윗 사람이 발표시기를 늦춘 것이고, 그 과정에서 예측 내용까지 수정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외압설을 제기했다.

김 교수는 지난 15일 포털사이트 다음이 운영하는 게시판 '아고라'에서 '대한민국을 원숭이로 전락시킨 한국은행'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한은이 당초 지난 9일 발표 예정이었던 '2009년 경제전망'을 12일로 갑작스럽게 변경한 것에 대해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지난 12일 내년 경제성장률이 2.0%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이를 믿을 수가 없다"면서 "내년도 경제전망치가 이유없이 사흘이나 연기되면서 출생하자마자 사망선고가 내려진 전망이 되어 버렸다"고 개탄했다.

그는 특히 "지난 2006년 봄까지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을 지낸 사람으로서 한국은행이 조사국 담당직원들이 연간 경제전망을 준비하는데 있어 얼마나 혼신의 힘을 쏟는지 잘 안다"면서 "(전망치 발표 후)정부의 차가운 반응이 두려웠는지 모른다"고 한은 집행부를 비판했다.

그는 "결국 졸지에 한국경제는 그리고 한국인은 춘추전국시대 조삼모사(朝三暮四)로 우롱당한 원숭이 신세로 전락했다"면서 한은의 결정을 꼬집었다.

즉 관행대로 금통위회의 이틀전 지난 9일에 '2009년 경제전망이 1%대로 발표(朝三)한 뒤, 11일 금통위에서 정책금리를 인하(暮四)했다면, 금리인하의 약발도 안 듣게 됐을 것이란 설명이다.

무엇보다도 그는 "우수한 예측을 위해서는 더 우수한 인재가 더 훌륭한 환경에서 예측에 전념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관료주의적 예측이어서는 안 되고 예측부서의 독립성이 정확도 높은 예측의 필요조건"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한국은행은 물가안정을 통해 통화가치를 안정시켜야 하는 책무를 지닌 기관"이라며 "주권자(국민) 소득의 실질가치를 안정시켜야 하는 기관"이라고 주지시켰다.

그는 이어 "(한은이)지난 상반기만 해도 기획재정부의 우왕좌왕하는 환율정책에 이의를 제기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제는 아니다"라고 씁쓸해했다.

김 교수는 또 "현 이명박 정부는 국가기관의 하향평준화에 뛰어난 업적을 거두고 있다"면서 "연말을 앞둔 시점에서 기획재정부는 물론 국회와 감사원, 검찰, 경찰 한국은행에 이르기까지 신뢰도가 추락하지 않은 곳이 없다"고 한탄했다.

끝으로 그는 "한은은 주권자(국민)의 심부름꾼(정부)들에게서 협박받아서는 안 된다"면서 "정치인의 짧은 시야(time horizon)를 뛰어 넘어 장기적안 안목으로 경제위기 극복에 나서 달라"고 한은에 진심어린 당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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