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관료들의 부적절한 '말·말·말'

입력 2008-12-04 15:15 수정 2008-12-04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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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구불언(緘口不言)이란 말이 있다.

입을 다물고 말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사리에 어긋나거나 진실되지 않은 말은 멀리하고 모르는 것은 차라리 말을 하지 말라는 의미이다.

하지만 MB와 정부부처 관계자들은 집권 초기부터 직책에 걸맞지 않은 언행으로 사회적인 질타를 받아 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말조심에 대한 교훈을 얻지 못한 것 같다.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교민 간담회에서 "지금은 주식을 살 때"라면서 "지금 주식을 사면 1년 뒤 부자가 될 것"이라고 말해 금융위기 이후 반토막이 난 펀드와 주식을 갖고 있는 국민의 가슴에 기름을 부었다.

또한 이달 2일에는 무역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내년 상반기가 최악의 상태고, 그 다음에 2~3% 마이너스 할 것이다. 하반기에는 성장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해 자칫 내년 한국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남겼다.

MB 정부부처의 부적절한 발언은 대통령 당사자에서 끝나지 않는다.

박병원 청와대 경제수석은 4일 "4대강 수질 개선사업이 운하가 되느냐 안되느냐는 경북 북부에서 소백산맥을 넘어가는게 되면 대운하가 되는 것"이라면서 "(수질개선) 사업을 다 해놓고 대다수 사람들이 연결하자고 하면 말자고 할 수는 없다"고 밝혀 대운하 구상이 유효함을 시사했다.

주식시장에서 정부정책에 따라 해당 정책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들이 크게 뛰는 것은 불문가지다. 정부 부처 관계자의 발언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했던 대운하 관련주들은 이날 낮게는 3~4%에서 높게는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금융위기로 촉발된 경기후퇴를 극복하기 위한 대통령과 정부의 노력이 가상키는 하다. 시장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에 대해 정부가 나서는 것 역시 일견 타당한 면도 있다.

하지만 대통령과 정부 관계자의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수준의 발언이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믿음을 반감시킨다.

지난 10월 한승수 국무총리가 금융시장 현장의 소리를 듣기 위해 증권선물거래소를 방문했을 당시 한 유관기관의 수장이 남긴 쓴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선명하다.

"정부가 단기 부양책보다 정부의 일관성 있고 의연한 스탠스로, 현재 상황을 제대로 진단·파악하고 그에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투자자의 심리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가 약간의 병에 걸려 있으나 죽을 병은 아니지만 의사인 정부가 잘 치료할 수 있겠구나 하는 느낌을 주기보다 과잉반응을 보이거나, IMF때 보다 더 아플거다 하는 발언 등으로 시장의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킨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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