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29년 만에 최고치 기록하자 덩달아 보유이익 급증
전문가와 관계자 “보유자산 너무 많아...과도한 권한”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BOJ가 발표한 상반기(4~9월) 실적 보고서를 인용해 9월 30일 기준 이들이 보유한 주식의 시가총액이 4000억 달러에 달하며 이 과정에서 560억 달러 규모의 미실현이익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BOJ는 법적으로 개별 주식을 직접 매입할 수 없는 만큼,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우회적으로 시장에 개입하고 있다.
앞서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코로나19가 시작된 3월에 통화완화 정책의 일환으로 ETF 매입 규모를 기존의 두 배인 1150억 달러로 확대했다. 이후 폭락했던 시장이 급등하면서 거액의 수익이 발생하게 됐다. 최근 닛케이225지수는 1991년 5월 이후 약 29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는데, 올해만 놓고 보면 최저치 대비 60% 상승한 수준이다.
WSJ는 “6개월 전만 해도 BOJ는 미실현이익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았으며 3월 즈음에는 구로다 총재가 큰 손실을 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며 “그러나 이 절호의 매수 타이밍은 BOJ가 반기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주식 포트폴리오가 기록적으로 상승했다고 보고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이데 신고 닛세이기초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중앙은행은 다른 일반 주주들처럼 행동할 수 없는 만큼, 그들이 가진 과도한 지분은 오히려 기업 전략과 최고경영자(CEO)의 성과를 감시하는 데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일반 주주들의 주주 행동 권한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의 나오미 무구루마 이코노미스트는 “이처럼 큰 BOJ의 미실현이익은 은행의 보유자산 또한 커졌다는 의미”라며 “이에 밖에선 주식 일부를 팔거나 아예 털고 나오려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BOJ는 3월에만 150억 달러 규모의 ETF를 매입했지만 최근 몇 달은 경기 회복을 이유로 매입 규모를 줄였다. 이를 통해 시장이 고점에 다다랐다고 판단한 참여자들은 대거 차익 실현에 나서 증시가 다시 하락할 수 있다.
마사이 다카코 BOJ 심의위원 역시 지난주 “BOJ의 ETF 매입 규모를 조정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하며 현행 보유 자산이 과도한 상태임을 언급했다.
다만 구로다 총리는 현행 프로그램에 대해 변화를 줄 생각이 없다는 입장이다. 구로다 총리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시장 불안이 가계와 기업의 신뢰를 악화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BOJ의 ETF 매입 프로그램은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불안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었다”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