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헌특집]사회공헌, '선택' 아니라 '필수'다

입력 2008-11-17 13:41 수정 2008-11-17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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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나눔의 문화 없인 기업 성공 담보 못한다" 인식 확인

이윤을 추구하는 사기업들에게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사회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생산자와 소비자 또는 제품 및 서비스의 공급자와 수요자라는 단순한 경제 생태계의 구성 요소가 아닌 더불어 함께 상생해야 할 동반자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이윤을 많이 올리는 기업일수록 사회공헌 활동은 필수적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특히 특정 제품 구매를 결정하는데 해당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 유무가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전국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국내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8명은 "사회공헌 잘하는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겠다"고 답했다.

이 조사 결과 응답자의 96.3%가 "사회공헌활동이 기업 이미지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변한 반면 "별 영향이 없다"는 응답은 6.4%에 불과했다.

특히 10명 중 3명은 사회공헌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겠다고 답했다. "가격이 비싸더라도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응답이 29.2%에 달한 것이다. 이들 중 91.1%는 "3%에서 5%까지 가격을 더 지불할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사회공헌 활동이 기업 매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걸 뜻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한상의 관계자는 "사회공헌 활동이 단기적으로는 기업에 부담을 줄 수 있지만 기업 이미지 제고와 매출 증대로 이어지는 긍정적인 효과도 적지 않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도 비슷한 자료를 내놨다. 전경련이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의뢰해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기업 사회공헌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 대다수인 97.3%가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82%가 "사회공헌활동에 참여하는 기업을 존경한다"고 답했으며, 84.6%의 응답자는 사회공헌 활동으로 기업 이미지가 향상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경련 조사에 따르면 기업이 사회공헌활동에 대해 주로 관심을 갖는 분야로는 '소외 계층 지원'이 47.9%로 가장 많이 차지했으며 지역사회개발(14.5%), 환경보전(12.2%), 교육학술지원(11.7%) 등이 뒤를 이었다.

이처럼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은 이제 일반인들에게도 주요 사회적 관심거리가 된 상태다. 일반인들이 기업들의 사회공헌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고 있으며 제품 등을 구매할 때 중요한 선택의 기준이 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기업 스스로도 사회적 책임경영(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하면 좋은 일'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하는 일'로 인식하고 있다. 오는 2009년 CSR을 인증하는 국제표준인 ISO26000이 도입되면 사회공헌활동 여부가 수출 장벽으로까지 작용하게 된다. 즉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기업들은 투자 대상에서 제외되고 국제 거래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등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없게 된다는 의미다.

반면 아직도 사회공헌을 '여유자산을 활용하는 자선활동' 수준에 머물러 있다면 '기업 경쟁력 관점'에서 CSR을 다시 한 번 고려해 봐야 하는 시점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한 기업의 성장전략이 장기적 시선으로 미래를 바라보고 전략을 세워가는 것을 의미하듯 기업의 CSR 역시 마케팅 전략의 차원에서 기획되고 실행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 못지않은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높아진 기대치로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며 "기업과 국민의 시각차를 줄이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대기업 사회공헌 담당자는 "우리 기업들이 사회공헌을 경영활동의 중요 부분으로 인식해 기업과 사회가 공생할 수 있는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프로그램을 적극 개발하고 있다"며 "정부차원에서 기업의 사회공헌에 대한 세제지원이나 각종 인센티브를 늘려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사회공헌 활동은 기업들에게도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 및 이미지 상승 등 순기능으로 작용한다고 할 수 있다. 사회에 공헌하는 기업이 성공한다는 단순한 논리다.

포춘(Fortune)지는 1997년부터 매년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조사 결과에 전세계 이목이 집중되는 만큼 포춘은 기업경영품질, 인재유치, 국제화, 기업자산이용, 재무건전성 등 까다로운 선정기준을 적용해 조사의 공정성 유지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 존경받는 기업 순위 설문조사에서 비중있는 항목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 바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것이라는 사실은 기업이 단순히 이윤을 창출하는 경제적인 집단이 아니라 사회의 일원으로서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기업시민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지난 2001년과 2002년 두 차례에 걸쳐 실시된 전경련의 ‘기업 윤리와 기업 성과간의 관계’에 대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윤리경영을 실천하는 기업들이 그렇지 못한 기업들보다 주가 상승률과 매출액, 영업이익률 등 모든 면에서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책임감 있는 기업행동을 중요시여기는 사회적 요구는 공공기관의 역할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일반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공감대가 지금처럼 확산되기 이전부터 공공기관의 사회적 책임이행은 기관운영의 중요한 부분이었지만, 지금은 경영의 핵심요소라고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 중요도가 높아졌다.

기업의 사회공헌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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