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닷컴은 원래 7월에 하던 ‘프라임데이’ 행사를 3개월 늦춰 13~14일 진행한다. 프라임데이는 월 회비 120달러(약 14만 원)를 내는 ‘아마존프라임’ 회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할인 행사로, 지난해 아마존은 이 기간에 1억7500만 개 이상의 상품을 판매하며 역대 최고의 매출을 올렸다.
아마존의 프라임데이가 예년보다 늦춰지긴 했으나, 블프보다 먼저 진행되자 다른 업체들도 전략 수정에 나섰다. 북미 최대 전자제품 유통업체 베스트바이도 13일부터 대규모 할인 행사에 돌입했다. 베스트바이 측은 “14일까지 이어지는 행사에서 블프만큼 싼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며 “구매 후 판매 가격이 내려가면 차액을 환불해주겠다”는 차별화 전략도 내세웠다.
미국 오프라인 유통 공룡이자 아마존의 경쟁자인 월마트는 프라임데이 전날부터 세일 행사를 시작하며 경쟁사들을 압도했다. 15일까지 이어지는 행사 기간에 소비자들은 가정용품과 전자제품 등 수천 개의 품목을 블프 가격에 살 수 있다. 특히 월마트는 이번 세일을 이용해 최근 내놓은 연 98달러의 구독 서비스와 당일 배송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확실히 각인시키겠다는 목표다.
인테리어용품 업체 홈디포와 유통업체 타깃은 11월 한 달 내내 블프 행사 가격에 제품을 판매한다. 타깃은 만약 소비자가 구매 후 더 낮은 가격에 물건이 판매되는 것을 발견하면 판매 가격을 최저가로 맞춰주겠다고 밝혔다.
유통업체들은 1년에 한 번뿐인 이번 세일 시즌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전미소매협회(NRF)는 8월 미국 전역의 항구에서 컨테이너 210만 개 규모의 물품이 들어왔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증가한 수치다. 조너선 골드 NRF 부회장은 “평소라면 핼러윈 시즌(10월 마지막 주 주말)까지 수입되지 않던 물건들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유통업체의 실적 전망은 기대만큼 밝지 않다. 다국적 회계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의 설문 조사 결과, 소비자의 40%는 “올해 쇼핑 지출을 지난해보다 줄이겠다”고 답변했다. 딜로이트는 올해 블프 매출 증가율 전망을 경제와 소비자 신뢰도에 따라 두 가지로 예측했는데, 보수적으로 전망하면 0~1%라고 발표했다. 낙관적 전망도 2.5~3.5%로 그리 높지 않다. 스티브 바 컨설턴트는 “매장이 (유통업체의) 구원자가 될 수 있다”면서도 “코로나19로 인한 통제 조치는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용어 설명
‘블랙프라이데이’란 매년 11월 마지막 목요일인 추수감사절 다음날 금요일을 말하는 것으로, 연말 쇼핑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폭탄 세일 이벤트다. 소매업체들이 1년간 쌓인 막대한 재고를 폭탄 세일로 전부 처리해 적자를 흑자로 바꾼다는 의미에서 블랙프라이데이란 말이 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