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e스포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리그 오브 레전드(LoL), 오버워치 등 이스포츠 리그들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무관중 온라인 경기를 이어가고 있다. 사상 초유의 사태에 업계들이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지만, 30일 진행된 LCK(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플레이오프 준결승전에서 네트워크 문제로 3시간 동안 경기가 지연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라이엇게임즈는 코로나19의 재확산에 따라 와일드카드전, 플레이오프 1‧2R, 결승전과 월드 챔피언십 선발전을 온라인 중계로 전환했다. 각 팀의 선수들은 숙소에서 경기를 치르고, 라이엇게임즈가 심판과 IT 운영팀을 숙소에 파견하는 방식이었다.
숙소에 파견된 운영 관계자들은 버그나 인게임‧네트워크 이슈를 확인하고 현장 조치할 수 있도록 대처하고 있다. 각 업무 분야별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을 만들어 실시간으로 대응하고, 경기 종료 후 기록이나 MVP 투표 취합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이런 와중 지난 30일 2020 우리은행 LCK 서머 플레이오프 준결승전이 진행됐다. Gen.G(젠지)와 DRX의 경기로, 5판 중 3승을 먼저 거둔 팀이 결승에 진출할 예정이었다. 초반 3세트까지 젠지가 2:1로 우세하던 중, 4세트 시작 전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가 다운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는 안정적으로 데이터를 전송하고 병목 현상을 피하기 위해 사용되는 시스템이다. 프로게이머 선수들이 리그 경기를 진행하는 서버를 만드는 데 한 업체의 솔루션이 사용됐다. 해당 업체의 오류로 30일 솔루션을 제공받는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의 국가와 한국 LCK 리그가 경기를 진행하지 못하고 일시 중단됐다.
라이엇게임즈 관계자는 “2020년 상반기 스프링 시즌 당시 코로나19로 온라인 중계를 했던 경험이 있어 그나마 지금 수월하게 운영하는 편이었다”며 “이번 사태는 하필 경기 중에 문제가 생겨 수습에 진땀을 뺐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 리그 오브 레전드 리그인 LPL에서는 네트워크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관련 질문에 라이엇게임즈 관계자는 중국은 온라인 서버가 아닌 오프라인 서버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 워낙 인터넷 환경이 좋아 오프라인과 온라인 서버의 속도 차이가 없다”며 “한국은 온라인 서버로 대회를 진행해도 핑이 한 자리 수로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이후 라이엇게임즈 측에서는 두 구단의 동의를 받아 라이브 서버에서 경기를 진행했다. 리그 경기를 위해 따로 마련된 서버가 아닌 LoL 모든 유저들이 플레이하는 라이브 서버로 들어온 것이다.
라이엇게임즈가 선수들에게 신규 계정을 지급하고 게임을 시작하려는 도중 LoL 유저들의 친구추가, 귓속말이 빗발쳐 경기가 일시 중단되는 사태도 벌어졌다.
이와 관련해 LCK 유튜브 댓글에서는 “세 가지 기록을 세웠다”며 “역대최장시간 세트경기시간, e스포츠 최초 관중난입, 무관중이지만 관중이 난입한 경기”라고 꼬집었다.
당시 LCK를 시청하고 있던 김희승(28) 씨도 “경기 재개 후 선수들에게 친구추가 테러가 오는 것을 보고 시청자들에게 실망하긴 했다”고 말했다.
라이엇게임즈 관계자는 관련 행위를 한 유저에 대해 징계를 할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경기가 지연되는 3시간 동안 진행을 맡은 성승헌 캐스터는 30일 중계 당시 "온라인 경기가 아니라 현장 중계였다면 지연되는 동안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지연 이후 이어진 경기에서는 DRX가 역전승을 거둬 결승에 진출했다. LCK 최종 결승전은 DWG(담원 게이밍)과 DRX의 경기로, 9월 5일 오후 5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라이엇게임즈 관계자는 “결승전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안 되는 만큼 상황을 최대한 예방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