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인천타이거항공은 '트로이 목마'

입력 2008-10-24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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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실시된 '2008 국정감사' 마지막날 국토해양위원회에서는 최근 저가항공사 면허 신청을 예고한 인천타이거항공에 대한 논란이 중심을 이뤘다.

국해위 소속 의원들은 인천타이거항공이 사실상 싱가폴 국부펀드인 테마섹의 소유인 것을 들어 우리나라의 한중일 항공자유화협정 무임승차를 노린 싱가폴 국부펀드의 '위장전입'이라고 강조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인천시와 싱가폴 타이거항공이 결합한 인천타이거항공은 외국인이 50% 이상 지분을 차지할 수 없도록 된 국내 법령상 지분 소유는 인천시가 51%, 타이거 항공은 49%를 각각보유한다.

하지만 인천시가 항공사업에 전혀 경험이 없는 것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주도권은 타이거항공 측이 행사할 것이란 게 항공 업계의 주장이다. 더욱이 인천타이거항공이 국제선 사업에 진출할 경우 자본 증자가 필요하며, 이 경우 타이거항공의 실질적인 경영권 지배는 어렵지 않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타이거항공은 싱가폴항공과 싱가폴정부(국부펀드 테마섹)가 대주주며, 싱가폴항공 또한 테마섹이 대주주이므로 결국 싱가폴 정부가 타이거항공의 주인이 된다.

국내 항공업계는 타이거항공이 각국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현지화, 토착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으며, 한국을 타깃으로 삼아 호주에 이어 두번째로 자회사를 만들려고 한다고 주장하며 이러한 타이거항공의 전략에 인천시가 이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가 인천타이거항공 설립에 나서려는 이유는 간단하다. 사업 적자는 타이거항공이 책임지고, 흑자는 분배한다는 기상천외한 협약 때문. 즉 싱가폴 타이거항공은 국내선 저가항공사업에서의 적자를 감당하더라도 한국국적 항공사가 돼 국제선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서 인천시와 그 같은 협약을 맺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이 타이거항공이 한국국적 항공사가 되려는 이유는 바로 한중일 3국이 맺을 항공자유화협정 때문. 도시국가인 싱가폴은 자국 시장의 규모가 작은 만큼 항공자유화협정 대상이 되기 어렵다. 이에 따라 호주 등 타국에서 그나라 국적 항공사를 설립한 뒤 항공사업을 벌이고 있다는 게 항공업계의 불만이다.

이에 국내 항공업계는 인천타이거항공의 탄생이 '트로이 목마'에 비유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타이거항공이 돈이 안되는 국내선 저가항공사에 참여하는 것은 결국 국적 항공사가 돼 국제선 사업에 뛰어드는 것이 목적"이라며 "싱가폴항공과 타이거항공 등 싱가폴 국부펀드가 소유한 항공사는 자국시장이 없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의 지원을 배경으로 민간기업인 각국 항공사를 공략, 해외시장을 잠식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타이거항공과의 경쟁은 국내 민간기업과 싱가폴정부의 경쟁이며, 싱가폴이 무제한적인 자본력과 저가인력 등으로 국내시장을 공략할 경우, 민간 국적항공사의 힘만으로는 방어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해위 소속 의원들의 질타도 이어졌다. 이인제(무소속, 충남 논산)의원은 최근 국내 저가항공의 선두주자였던 한성항공의 경영난으로 인한 운항중단 사태를 지적하며, 싱가폴 국가자본에 의해 설립된 인천타이거항공이 설립되면 가뜩이나 어려운 국내 저가항공시장의 붕괴에 이를 수 있음을 경고했다.

이 의원은 "인천타이거항공의 설립은 결국 국가 전략산업인 항공업을 외국에 내주게 될 우려가 있다"고 비판하며 "미국이나 중국의 경우 주요 전략산업에 대한 외국인이 참여하려고 하면 투자 심의를 하게 돼 있는 것과 같이 우리나라 역시 주요 전략 산업에 대해서는 외국인 투자 심의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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