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도의 딜레마...유혈 충돌에도 등지지 못하는 이유

입력 2020-06-18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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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인들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과 중국 국기를 불태우고 있다. AFP연합뉴스
▲인도인들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과 중국 국기를 불태우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과 인도가 45년 만에 국경에서 유혈 충돌하는 일이 발생했다. 쇠파이프와 돌로 육탄전을 벌인 결과 인도 군인 최소 20명이 사망했다. 인도 내 반중국 정서가 고조되면서 양국 관계도 시계제로 상태에 빠졌다. 그러나 중국과 인도가 군사적으로 충돌하면서도 서로를 필요로 하는 관계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적으로 공생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17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인도에서 중국산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보이콧이 늘고 있다. 전날 국경에서 벌어진 난투극을 기점으로 반중국 정서가 더 확산하는 분위기다. 국경 분쟁이 한창인 라다크 지역의 갈완 계곡에서 발생한 양군의 무력 충돌로 인도 군인 20명이 사망했다. 양측이 충돌하면서 군인이 사망한 것은 1975년 이후 45년 만에 처음이다.

그러나 중국과 인도는 국경을 두고 대치를 이어오면서도 지난 10년간 신흥 기술 거점으로 서로의 부상을 이끌어왔다. 중국 기술 기업들은 인도 스타트업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인도 시장 점유율을 늘렸고 인도인들은 틱톡 같은 애플리케이션을 애용한다.

인도 싱크탱크 게이트웨이 하우스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이래 인도의 기술 스타트업에 들어간 중국 투자금만 40억 달러에 이른다.

이를 통해 중국은 지난 5년간 인도 시장에서 상당한 입지를 다져왔다.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경우 인도 전자상거래 업체 스냅딜, 음식 배달 플랫폼 자마토 등에 투자했다. 텐센트는 인도의 메시징 앱 하이크, 차량공유업체 올라에 자금을 댔다. 이에 인도의 유니콘 기업 30곳 중 절반 이상에 중국 자금이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도 인도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다. 지난해 인도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5위중 4개가 중국 업체다. 한국의 삼성전자가 유일한 비중국 업체로 2위에 올랐다. 인도 상무부에 따르면 이들 중국 업체들이 지난해 인도 시장에서 올린 매출만 160억 달러를 넘어선다.

아미트 반다리게이트웨이 하우스 연구원은 “중국은 인도의 인터넷 시장에서 지배적인 사업자가 되고 싶어 한다”고 평가했다.

이에 인도는 지난 4월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관리하기 위한 조치를 내놓기도 했다. 해외직접투자(FDI) 관련 규정을 고쳤는데, 인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국가들의 FDI에 대해 더 철저한 조사를 하겠다는 내용이다. 인도와 국경을 맞댄 나라들의 대인도 투자가 미미하다는 점에서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중국 기업들이 인도의 인터넷 생태계를 지배하는 것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그러나 이를 두고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했다. 인도 경제의 중국 의존도가 막대하다는 이유에서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인도의 2위 교역 상대국이다.

이뿐 아니라 중국 생산 기업들이 인도에 공장을 세워 일자리 창출에 엄청난 기여를 하고 있다. 인도가 중국의 영향력을 막으려는 시도는 결국 인도 일자리 감소를 의미한다.

이에 인도의 FDI 새 규정이 중국의 투자를 막으려는 의도라기 보다는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로 중국 투자를 끌어내기 위한 전략이란 평가가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올브라이트 스톤브리지 그룹의 수칸티 고시 연구원은 “중국과 인도 어느 쪽도 밑지는 장사가 아니다. 양측 모두 이득을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도와 중국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지만 구조적인 측면에서 상대를 떠날 수 없는 처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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