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중 틈새 낀 반도체, 그마저 밀리면 미래없다

입력 2020-06-1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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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반도체산업이 절대적 우위에 있는 미국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전폭적인 정부지원으로 급성장하는 중국에 쫓기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 10년간 글로벌 반도체시장을 분석한 결과 이런 추세가 뚜렷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가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막대한 비중은 설명할 필요도 없다. 수출의 20% 이상을 떠맡는 최대 상품이다. 전경련은 반도체를 지키기 위한 국가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 분석에서 2010년 세계 반도체시장 점유율 48%를 차지했던 미국이 2019년에도 47% 수준을 유지했다. 한국은 2010년 14%에서 2018년 24%까지 높였으나 작년 19%로 내려앉았다. 중국의 경우 같은 기간 점유율 2% 미만에서 5%까지 증가했다. 과거 반도체 강국이었던 일본은 2011년 20%에서 2019년 10%까지 떨어졌다.

중국이 약진하고 있다. 미국은 시스템반도체의 최강자다. 한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기술격차로 버텨내고 있다. 하지만 그 경쟁력도 장담할 수 없다. 부가가치 높은 시스템반도체의 한국과 미국 기술격차는 2013년 1.9년에서 2017년 1.8년으로 좁혀지지 않고 있다. 반면 한국과 중국의 격차는 2017년 0.6년에 불과했다.

중국은 ‘반도체 굴기’를 내세워 막대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전경련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 분석에서, 2014~2018년 주요 21개 글로벌 반도체기업 중 매출대비 정부지원금 비중이 높은 상위 5개 기업 가운데 3개가 중국기업이었다. 지원규모는 매출액의 4∼7%에 이른다. 미국 또한 마이크론과 퀄컴, 인텔 등에 매출액 대비 2∼4%를 세제혜택과 연구개발(R&D) 자금으로 지원했다. 한국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받은 지원규모는 각각 0.8%, 0.6%에 그쳤다.

중국의 공격적인 해외기업 인수합병(M&A)도 위협적이다. 2015~2018년 중국의 29개 기업이 외국 반도체기업 M&A에 뛰어들었다. 이를 통해 중국은 단시간내 글로벌시장 진입과 첨단기술 흡수에 성공했다. 중국 정부가 2015년 조성한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기금의 역할이 컸다. 이 기금이 올해부터 반도체에 투자하는 금액은 2000억 달러(약 30조 원)를 넘는다. 미국 또한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 대한 지출을 1000억 달러(120조 원) 이상으로 확대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다.

미·중의 반도체 패권을 장악하기 위한 싸움에서 한국만 뒤처지고 있다. 반도체는 코로나 이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정보통신기술(ICT) 중심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부각된다. 치열해지는 반도체 경쟁에서 우리가 이겨내지 못하면 한국 경제와 산업의 미래를 기약하기 어렵다. 국가 명운을 걸고 우위를 지켜야 한다. 그런데도 지원은커녕 반도체 최고기업인 삼성전자의 발목만 잡히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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