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무장관의 소심함, 경기회복에 독일까 약일까

입력 2020-05-19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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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연준 의장(왼)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로이터연합뉴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왼)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충격파를 완화하기 위해 미국은 사상 유례 없는 돈 풀기에 나섰다. 그러나 미 의회가 통과시킨 경기부양 자금 가운데 대부분이 사용처를 찾지 못하고 묶여 있다. 이에 미 재무부의 리스크-회피형 태도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3월 미 의회는 2조 달러(약 2454조6000억 원)에 달하는 경기부양 패키지 법안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에 따라 미국 재무부는 연준 대출프로그램의 손실 보전을 위해 재무부 외환안정기금(EFS)에 4540억 달러를 배정했다. 연준은 재무부 자금을 종잣돈으로 최대 10배 안팎의 유동성을 제공할 수 있게 되면서 회사채·지방채 매입 등 각종 돈 풀기 정책을 내놨다.

그런데 이 4540억 달러 자금 중 상당액이 아직도 사용되지 않고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원 은행위원회 온라인 청문회 출석을 하루 앞두고 제출한 공개 서면 자료에서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1950억 달러가 사용됐고 2590억 달러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연준이 제시했던 대출 프로그램 가운데 지금까지 1개만 운영되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미 정부와 의회가 신속하게 돈 풀기에 나섰지만 정작 상당한 돈이 시장에 풀리지 않고 묶여 있는 셈이다.

아직까지 많은 자금이 금고에 잠자고 있는 데는 므누신 재무장관의 리스크-회피형 자세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므누신은 경제가 어려워지면 손해를 감수하겠다면서도 4540억 달러를 전부 회수하겠다는 시나리오를 갖고 있다. 이 같은 방침이 연준까지 더 조심스러운 태도로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대출금을 모두 환수한다는 야망이 재정적으로 신중한 자세일지 모르나 연준의 자금 활용 능력을 제한해 결국 경기 회복 타이밍을 놓치는 우를 범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사라진 후 경제가 회복 궤도에 얼마나 빨리 그리고 잘 안착하느냐는 지금 기업과 가계가 시장에서 도태되지 않게 붙잡아 주는 정책에 달려 있는데, 경제를 구할 최전선에 있는 수장들이 지나치게 조심스럽게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NYT는 므누신의 이 같은 리스크 회피형 자세가 과거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실시한 긴급 대출 프로그램의 대출금이 전부 회수된 점을 중요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당 프로그램 설계자였던 헨리 M. 폴슨은 대출금 회수가 주요 동기가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그는“돈을 회수할 수 있을지에 목표를 둬서는 안 된다”면서 “파산과 채무불이행, 경제적 고통을 최소화하는 게 목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크 워너 버지니아주 민주당 상원의원도 “의회가 배정한 돈은 연준이 위험한 대출을 하더라도 책임을 덜어주는 것으로 정부가 어떤 손실도 감당하겠다는 의도”라면서 “죽을 쑤는 실물 경제를 살려내기 위해서는 너무 적은 조치로 문제가 발생하는 것보다 과한 조치로 실수하는 게 낫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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