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외환시장 안정에 동참(종합)

입력 2008-10-10 17:27 수정 2008-10-10 17:57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9일 삼성전자 이어 10일 현대차·포스코도 달러 매도

-정부 입김 작용했나... 재계 "외환시장 안정 위한 일조" 일축

삼성전자·현대차·포스코 등 국내 대표적인 수출기업들이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연이어 외화를 시장에 매각하고 나섰다.

또한 다른 대기업들도 각 사별 자금사정을 면밀히 검토한 후 달러매각에 동참할 지를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에 대해 최근 정부에서 일부 대기업들이 달러를 쌓아놓으려만 하고, 심지어 사재기를 한다는 비판이 가해지는 등 전방위 압력이 들어온 것에 따른 반응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 삼성전자·현대차·포스코 등 대표 수출기업 앞장

10일 재계와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9일 삼성전자에 이어 이 날은 현대자동차와 포스코 등 국내 대표적인 수출기업들이 연이어 외환시장에 달러를 내놓았다.

현대차의 경우 이 날 오전 고위 임원회의를 열고 현대차가 수출대금으로 받은 달러 중 1억 달러 규모의 외화를 시장에 풀었다. 더욱이 추가로 달러를 시장에 내놓을 방침으로 알려져 향후 그 규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포스코도 이 날 이사회를 열고 1억 달러 가량의 외화를 풀고, 10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본드를 발행키로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보유하고 있는 1억 달러를 외환시장에서 매도했다"며 "향후 추가 매도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운영자금 및 원료확보, 해외투자를 위해 1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본드도 발행키로 의결해 이르면 이 달 말경 시행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9일 제품 수출 대금으로 받은 외환 가운데 10억 달러를 시장에 내놨다는 설이 돌기도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외환매도규모를 밝힐 수는 없다"고 했지만, 외환시장에 달러를 푼 것에 대해 부인하지는 않았다.

한편, 이 날 오전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20대 그룹 자금담당임원 모임을 주최하고, 각 그룹별 자금사정을 점검하고 기업들이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에 논의했다.

이에 따라 추가로 기업들이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보유외화고 문을 열 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재계 "정부 압박 아니다" 일축...자금 사정 검토후 매도 결정

이처럼 재계가 연이어 외환시장에 달러를 매도하고 있는 것에 대해 시장에서는 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하고 있다.

실제로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8일 기업들이 의도적으로 달러를 축적하고 시장에 내놓지 않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한 바 있다.

또한 외환당국의 실무자인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도 지난 8일 과천정부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대기업이 수출 대금을 계속 움켜쥐고 있는 것은 국가경제에도 좋지 않고 기업들도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며 "기업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달러매도를 권유할 예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

국가통수권자와 외환 실무책임자이 연이어 기업들을 대상으로 외화매도를 요구하는 발언을 함에 따라 기업들이 이를 묵과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이같은 발언을 묵인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정부의 압력이 아닌 국가경제 살리기에 기업들이 일조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국내 대표기업들의 외화매도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LG그룹(LG전자 포함)도 수입물량이 많아 일정부분 달러는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그룹 전체적으로 봤을 때 수입물량을 달러로 결제해야 하기 때문에 시장에 내달 팔 수 있을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조선업체의 경우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업계의 경우 선박 수주대금이 5단계에 걸쳐 입금이 되는데, 이 과정에서 헤지를 하게 된다"며 "일정부분 달러를 보유하고는 있지만 이는 선박용 후판 등의 결제대금으로 사용되고 있어 시장에 내놓을 정도의 달러는 가지고 있지 못하다"고 말했다.

한편, 재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기업이라는 곳이 이윤창출을 위해 존재하기 때문에 경영에 필요한 달러는 반드시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재계 전반에서 달러매도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정부의 요구도 강력한 상황인만큼 각 사별로 신중하게 자금상황을 검토하고 달러매도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LG, 준PO 2차전서 7-2 완승…MVP는 임찬규
  • "원영 공주님도 들었다고?"…올가을 트렌드, '스웨이드'의 재발견 [솔드아웃]
  • 단독 하마스 외교 수장 “이스라엘, 국제법 계속 위반하면 5차 중동전쟁”
  • 대기업도 못 피한 투심 냉각…그룹주 ETF 울상
  • 벼랑 끝에 선 ‘책임준공’… 부동산 신탁사 발목 잡나
  • 갈수록 높아지는 청약문턱···서울 청약당첨 합격선 60.4점, 강남권은 72점
  • 국제유가, 2년래 최대 폭 랠리…배럴당 200달러 vs. 폭락 갈림길
  • 황재균, 지연과 별거 끝에 합의 이혼…지연은 SNS 사진 삭제 '2년' 결혼의 끝
  • 오늘의 상승종목

  • 10.04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4,362,000
    • +0.42%
    • 이더리움
    • 3,293,000
    • +0.92%
    • 비트코인 캐시
    • 436,300
    • -0.07%
    • 리플
    • 722
    • +0.7%
    • 솔라나
    • 196,600
    • +1.71%
    • 에이다
    • 476
    • -0.42%
    • 이오스
    • 643
    • -0.31%
    • 트론
    • 209
    • +0.48%
    • 스텔라루멘
    • 126
    • +0.8%
    • 비트코인에스브이
    • 62,300
    • +0%
    • 체인링크
    • 15,200
    • -0.78%
    • 샌드박스
    • 347
    • +1.7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