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어닝시즌이 다가오고 있지만 국내 상장사들의 영업이익 기대치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글로벌 실물경제에 충격을 주면서 국내 기업들도 ‘보릿고개’를 넘는 형국이다.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ㆍ코스닥 상장사 113곳(컨센서스 추정기관 3곳 이상)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6조9831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19조1845억 원)보다 11.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증권사들의 기업실적 전망치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극명하게 낮아졌다.
3개월 전 증권사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21조4920억 원으로, 이때까지 증권사들은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실적보다 12.03%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1개월 추정치는 19조248억 원으로 낮아졌다. 최근 추정치는 여기서 10.7% 더 줄어든 수치다.
상장사 113곳 중 3개월 전보다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높아진 곳은 17곳(15.04%)에 불과했다. 코로나19 진단키트 제조업체로 수출 호실적이 기대되는 씨젠은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3개월 전보다 41.6% 늘어났다. 이밖에 셀트리온헬스케어(38.1%), 엔씨소프트(21.5%), 농심(12.2%) 등 코로나19 영향을 덜 받는 기업들에 대해선 증권가의 눈높이가 높아졌다.
반면 현대제철(-72.8%), 롯데케미칼(-69.1%), 삼성SDI(-65.9%), 대한유화(-64.1%), 케이엠더블유(-62.1%), LG화학(-59.1%), 만도(-52.3%) 등 101곳은 3개월 전보다 영업이익 추정치가 낮아졌다.
LG디스플레이는 3개월 전 283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 영업적자가 현재는 3872억 원으로 1000억 원 더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나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기업들로 알려진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S-Oil), 제주항공, CJCGV, 대한항공, 티웨이항공, 삼성중공업, 파라다이스 등 8개 업체는 3개월 전 전망 때와 달리 적자 전환이 예상되고 있다.
이원 부국증권 연구원은 “국내 GDP 대비 코스피 시가총액 비율에 기반한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은 금융위기 당시 수준으로 상당히 저렴한 편”이라며 “다만 코로나19 확산 초입에 위치한 미국 펀더멘털 훼손 가능성과 글로벌 락다운으로 인한 국내 기업들의 실적 부진 가능성으로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이 시작됐다는 점이 우려 요인”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