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기가 얼어붙은 가운데 서울대학교가 일부 입주 기업에 1년 치 공간사용료를 선납하라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에선 현재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서울대 측의 조치에 불만을 드러냈다.
13일 서울대 등에 따르면 자산운영과는 전날 교내 자동화시스템공동연구소(133동)에 입주해 있는 스타트업들에 '1년 공간사용료'와 관련한 공문을 보내 다음 달 3일까지 1년 치 월세를 내라고 안내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2011년 법인화되기 이전부터 보증금 없이 월세를 몇 개월 선납하는 방식을 적용해왔다"고 말했다.
서울대의 이같은 방침이 위법은 아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및 영세 기업을 지원하는 최근 정부 정책 및 대학가의 분위에 역행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목원대는 교내에 입점한 21개 상가를 대상으로 3월 한 달간 임대료 절반을 깎아주기로 했다. 대전대도 교내 복지시설 입점 업체를 대상으로 3월 임대료를 50% 감면하기로 했다. 이는 사립대학들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경제적 어려움에 부딪힌 소상공인 및 영세 기업을 돕기 위한 '착한 임대료 운동'에 동참한 것이다.
서울대의 임대료 공문을 받은 한 입주 기업 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서울대학교, 1년 치 사무실 월세를 선납하라고 연락이 왔다. 이 시국에…"라며 서운함을 드러냈다. 다른 입주 기업 관계자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기 때문에 (서울대 측에) 월세로 맞춰 달라고 요구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