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융불안 치유과정이 의미하는 시사점 '세 가지'

입력 2008-09-17 14:40 수정 2008-09-17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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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신용위기 재부각으로 글로벌 증시가 재차 휘청거리는 가운데 미 금융당국이 금융불안을 치유하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주식시장에 시사하는 점은 ▲금융시장의 '모럴 헤저드'를 방지하려는 당국의 의지 ▲부실 금융사 매각과 관련한 정부의 '조정자' 역할 ▲금융불안의 '실물 전이' 과정의 심화라는 세 가지 의미로 요약할 수 있다.

지난 추석 연휴 마지막날 미 금융시장에서는 리먼브라더스가 뉴욕 남부지구 파산법원에 파산 보호를 신청했고 메릴린치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인수되면서 미국 금융시스템에 대한 불안을 고조시켰다. 이에 대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반응은 즉각 나타나 유럽증시와 아시아증시의 동반 폭락으로 이어졌다.

유동성 문제가 심각했던 미 최대 보험사인 AIG 역시 자구책 마련이 지연되고 있다는 소식으로 지난 일주일 동안 무려60% 이상 주가가 떨어지며 투자심리에 타격을 가했다. 이에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식 금융시스템에 근본적인 의문을 품기 시작했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최대 화두로 유동성 위기로부터의 탈출이 재차 부각됐다.

결국 리먼브라더스는 파산했고 메릴린치는 BOA에 피인수됐다. AIG 역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850억달러 자금 지원 결정을 내림에 따라 금융시장 불안 요인은 당장 진정세로 접어드는 분위기다.

먼저 9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연방기금금리 2% 동결이 금융당국의 의미 있는 선택이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신영증권의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금리 동결이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신청으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상황에서 만장일치로 이루어졌다는 점에 비춰볼 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진단을 내렸다.

FOMC 성명서에 따르면 현재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 모두가 심각하게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금리 동결에 대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시장은 그러나 이에 대해 표면적인 이유일 뿐 AIG 긴급 자금 지원을 금리동결과 연결지어 해석할 때 금리 처방보다 유동성 공급 카드 처방이 낫다는 판단이 우선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글로벌 금융위기의 근본 원인이 미 금융시스템의 구조적 취약성과 신뢰의 상실이라는 점에 비춰볼 때 금리 인하가 실질적인 시장 안정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인지 확신이 없었을 것이고 부실 금융기업 처리에 정부의 실개입을 통한 유동성 순환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결국 그동안 가파른 금리 인하로 정책금리가 상당히 낮아진 상황에서 제한적인 금리인하는 그 효과가 제한적일 뿐더러 시장의 신뢰를 상실한 금융기관들의 '모럴 헤저드'를 조장할 가능성이 높아 이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고자 내린 조치로 이번 금리 동결을 해석할 수도 있다.

이러한 해석의 연장선상에서 두 번째 시사점은 향후 부실 금융기관 매각과 관련되어 미국 정부가 '금융시스템 붕괴 방지' 및 '자율 매각'을 유도하는 조정자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시그널을 시장에 보냈다는 점이다.

이 점에서 향후 미 연준의 통화정책은 첫 번째 이유에서 언급했듯 시스템 붕괴 위험을 유발할 수 있는 금융기관에 직접적인 유동성을 제공하는데 집중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마지막으로 금융불안의 '실물 전이' 과정의 심화와 관련해서는 미국을 넘어 글로벌 각국으로 경기침체 여파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민상일 한화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미국의 8월 고용지표를 살펴보면 서브프라임에서 시작한 금융부문의 부실이 실물부문으로 전이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고 소비자물가는 5.4%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상당히 힘겨운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 4일 열린 이사회에서 2008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1.4%로 2009년은 1.5%에서 1.2%로 하향 조정했고 일본도 2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 0.6%를 나타내는 등 실물 경기 침체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그는 "이러한 흐름 속 최근 글로벌 금융당국의 긴밀한 공조가 시장 안정화에 기여할 것인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미 금융당국이 금리 인하 카드를 버리고 유동성 공급을 택했듯이 최근 ECB와 영란은행, 스위스 중앙은행 등의 긴급 지원 자금의 시장 공급이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을 잠재울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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