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發 초대형 악재에 증시 '패닉'.. 위기감 확산될까

입력 2008-09-17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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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유동성 위기설이 지나가자마자 이번에는 리먼브라더스 파산과 메릴린치 매각, AIG 경영위기라는 3중 충격에 국내증시가 패닉 상태를 보임에 따라 이러한 위기감이 점차 확산될 것인지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국내증시는 전날 리먼브라더스와 메릴린치로 비롯된 미 금융시장 악재를 반영하며 폭락장세를 연출했고 시가총액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45조7975억원,5조6256억원씩 단 하루만에 51조원 이상 증발했다.

코스피지수는 무려 90.17포인트(6.1%) 폭락한 1387.75로 마감, 지난해 3월 5일 1376.15 이후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고 하락률 6.1% 역시 지난해 8월 16일 6.93% 이후 연충 최대였으며 하락폭 또한 사상 3번째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도 8% 급락한 429.29로 장을 마쳤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우선 국내증시를 포함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이 쉽사리 가시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미 금융기관의 파산 우려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향후 주식시장을 포함한 국내 금융시장이 유동성 경색 심화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들의 현금확보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돼 국내 금융기관에 매도 압력이 상당할 것으로 보여 시장 불안이 가중될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대형 금융기관의 파산이 통상 금융위기의 정점을 알리는 보편적 시그널로 해석 가능하지만 이번 경우는 본질적으로 미 금융기관의 총체적 부실로 인한 금융시스템이 붕괴됐다는 점에서 충격의 강도, 깊이, 여파 등이 너무 광범위하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시장의 불안심리를 반영하는 징후는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어 미 금융기관의 연쇄 붕괴 우려가 점차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에 힘이 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리먼브라더스와 메릴린치에 이어 미국 최대 보험사인 AIG로 신용위기가 점차 확산되는 가운데 AIG는 뚜렷한 자구 방안을 내놓지 못한채 주가는 전 주말대비 무려 60% 이상 폭락했다. 설상가상으로 주요 신용평가사들은 일제히 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AIG의 파산 전망은 더욱 강화됐다.

충격에 빠진 월가에 크레딧디폴트스왑(CDS) 위기가 본격적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는 것 또한 위기감을 부추기고 있다. CDS는 신용위험을 회피하려는 채권 매입자가 신용위험을 부담하는 매도자에게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부도 발생시 미리 약정한 손실을 보상받기로 하는 계약으로 프리미엄은 곧 채권 발행자의 부도 위험 정도를 반영한다.

최근 사모펀드와 투자은행들이 파산 위험 가능성을 놓고 CDS 거래에 활발하게 참여함에 따라 투자 리스크도 덩달아 뛰었고 신용위기까지 가세하며 CDS 스프레드가 급등세를 연출했다. 현재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AIG와 워싱턴뮤추얼이 CDS 위기에 노출이 상당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미국내 5대 투자은행 중 3개가 부실 및 디폴트 위기에 노출된 것은 시장의 관점에서는 분명 위기의 정점일 수 있으나 부실의 전이 과정에서 바라볼 경우 여타 금융권과 한계에 도달한 기업들의 자금압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강 스트래티지스트는 "현재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정부차원의 구제금융을 통해 미국내 금융위기가 완화되더라도 신용경색 상황이 최소 올 연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이 과정에서 부실기업들의 문제가 수면위로 떠올라 정리 절차기간 동안 겪어야 할 금융시장의 충격이 너무 크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재혁 SK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 금융당국이 유동성 지원을 위해 프라이머리 딜러대출(PDCF)과 기간부 국채임대대출(TSLF)의 담보확대와 함께 민간에서도 10개 금융기관이 700억달러의 기금을 조성해 긴급 유동성 지원에 나서 신용위기를 진정시키더라도 이는 일시적 처방일 뿐 근본적인 신용시장 회복을 위한 대책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정문석 한화증권 이코노미스트는 "AIG 사태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지 속단하기 이르지만 금융위기의 전면적 확산 방지를 위해 리먼과의 형평성 문제가 있더라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브릿지 론 성사가 중요하다"며 "미 금융시스템에 대한 위기와 연쇄도산 공포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한동욱 현대증권 스트래티지스트 역시 "단기적으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하 결정 여부와 AIG의 유동성위기 탈출이 투자심리 안정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모든 상황이 불확실하지만 AIG의 유동성위기 해소와 관련해 연준이 유동성 지원에 대한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에 대한 성공여부는 리먼 파산 이후 대형 금융기관의 추가 파산우려를 진정시킨다는 측면에서 투심 안정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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