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 총자산 대비 직원수 턱없이 부족

입력 2008-09-16 08:45 수정 2008-09-16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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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웰스파고銀 총자산대비 직원비율 2.98%로 외환銀 28배 차이

IMF 이후 국내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 가장 먼저 한 일은 인력 감축이었다. 특히 은행권의 경우 해외의 금융기관과 경쟁해서 살아남기 위해 생산성을 높여야 생존할 수 있다는 논리로 수 많은 직원들을 해고했다.

직원들이 과중한 업무로 고충을 토로하면 외국 선진 금융회사에 비해 턱없이 생산성이 낮다며 인력 감축 당위성을 어필했다.

또 국내 은행들의 주식 50% 이상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 주주들은 인원을 줄여 비용을 절감하고 높은 배당을 주는 CEO들에게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의 급여와 스탁옵션을 주면서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현재 우리나라는 청년 실업자 300만명이 넘는 시대가 되었다. 실제 선진국 은행들은 어떨까? 결과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 총자산 대비 직원수 국내은행 비해 최소 6배 많아

본지는 미국 금융기관중 상위 5위안에 들어가는 미국 서부지역의 대표 은행인 웰스파고(Wells Fargo)은행과 국내 은행들을 조사해 비교해 보았다.

1852년 설립돼 5983개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는 웰스파고는 올 3월말 기준 총자산 539,714백만달러(약540여조원)에 당기순이익 1,999백만달러(약2조원)에 달한다. 직원 수는 무려 160,900명으로 총자산대비 직원수 비율은 2.98%.

반면 국내 최대 은행으로 꼽히는 국민은행의 경우 같은 기간 총자산 245조6491억원에 6315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냈다. 직원 수는 26,445명으로 총자산대비 직원수 비율은 1.07%이다. 웰스파고가 국민은행보다 당기순이익이 3배가 많은 반면 직원 수는 국민은행에 비해 6배가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나마 국민은행은 다른 시중은행에 비하면 양반이다. 다른 국내은행들의 총자산대비 직원 수 비율은 SC제일은행 1.01%, 한국씨티은행 0.75%, 기업은행 0.73%, 하나은행 0.71%, 우리은행 0.63%, 신한은행 0.56%, 외환은행 0.53%, 산업은행 0.14%이다.

국민은행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444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우리은행과 웰스파고는 당기순이익 차이가 4.5배에 직원수는 11배 정도 차이가 났다.

이밖에 당기순이익 차이는 웰스파고에 비해 신한은행이 5.4배, 기업은행 6배, 하나은행 8.5배 차이가 났다. 또 직원 수에서는 웰스파고가 신한은행 보다 13배, 기업은행 17배, 하나은행 15.9배가 많았다.

한편 국내 진출한 외국계 은행들의 경우 웰스파고가 당기순이익이 SC제일은행 보다 14배, 외환은행 7배, 한국씨티은행의 13배가 많았다. 직원 수는 SC제일은행보다 26배, 외환은행 28배, 한국씨티은행 39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권 대승적 차원에서 고용 늘려야

지난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8월 신규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만9000명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통계에 잡히지 않는 취업준비생과 임시 아르바이트생, 또 이른바 ‘백수’를 포함하면 청년 실업자는 3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주 채용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은행들은 하반기 채용규모를 발표했다. 국내 주요 은행들이 계획하고 있는 채용인원은 모두 합쳐봐야 약 1250명 규모이다. 실업자 수에 비하면 그야말로 바늘구멍에 실 들어가기이다.

설상가상 이런 상황에 SC제일은행은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노조에서 반발하고 있다. 희망퇴직 시기와 본점 인력 재배치 시기가 겹치면서 대구모 인력감축이 있는 것 아니냐는 것 이다.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은행들이 수익이 조금 떨어지면 생산성 향상을 이야기 하면서 당장 효과가 나타나는 인력 줄이기에만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실업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권들이 대승적 차원에서 채용을 늘려야한다”는 지적이다.

한국투자증권 권영배 애널리스트는 “외국 은행들은 직원 수도 많고 생산성도 높다”며 “그동안 국내은행들은 은행 고유의 사업에 안주했던 것이 외국은행들에 비해 생산성과 경쟁력이 떨어지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익을 낼 수 있는 능력은 떨어지고 수익성도 떨어지는데다 비용은 늘다보니 고정비용을 줄이기 위해 가장 먼저 하는 것이 인력 구조조정”이라며 “당장 인력을 줄이는 것보다 수익의 다변화를 통해 비이자수익을 늘려 경쟁력을 향상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국 은행의 부장급 직원이 기본 연봉 5만불(약5000만원)에 인센티브 제도인데 우리의 경우 부장급이 연봉 1억원대로 두배가 넘는다"며 "경직된 노동시장과 정부의 지나친 규제, 과잉 주주 우선 문화등 이 세가지가 조화를 이뤄 변해야 고용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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