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ETF 운용자산 규모가 11월 말 시점에 6조 달러(약 6973조 원)에 달해 2014년 말의 2조8000억 달러에서 두 배 이상 확대됐다고 23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미국 금융정보업체 리퍼 분석을 인용해 보도했다.
또 ETF는 헤지펀드 운용자산인 3조2000억 달러의 두 배에 육박해 이제 명실상부한 시장의 주역이 됐다.
세계 최초 ETF는 1990년 캐나다 토론토증권거래소에 상장했으며 일본에서는 1995년 닛케이300 주가 지수에 연동하는 ETF가 등장했다. ETF의 역사는 이렇게 비교적 짧지만 글로벌 금융자산을 신속하게 매매할 수 있는 편리성에 인기가 급속히 높아졌다. 또 여러 ETF가 왕성하게 미국 주식을 매입하면서 최근 뉴욕증시 사상 최고치 기록 행진도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ETF의 편리성에 자금 흐름이 너무 빨라져 새로운 시장 혼란의 불씨가 되지 않을까 각국 금융당국이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ETF는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어 개별 주식처럼 거래 시간 중 언제든지 매매할 수 있다. 또 가격이 각종 벤치마크 지수에 연동돼 있어서 투자 초보자들이 알기 쉽고 개별 종목을 매입하는 것보다 리스크 분산 효과가 있다.
신흥국 증시나 하이일드 채권, 원유 등 투자가 어려웠던 자산들도 ETF를 통해 매입하기가 훨씬 수월해졌다. 수수료도 기존 투자신탁보다 훨씬 적다. 이런 여러 이점으로 인해 ETF화가 이뤄지면 해당 자산 거래량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리서치 업체 ETFGI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ETF 수는 약 7900개에 이른다.
일본은 11월 말 기준 ETF 운용자산 규모가 42조 엔(약 446조 원)에 달하는 데 그 가운데 70~80%를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보유하고 있다. 이는 일본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한 양적완화 일환으로 일본 국채는 물론 ETF도 매입하기 때문. 그러나 해외에서는 연기금과 보험업체 등 기관투자자들의 ETF 매입이 급증하고 있다.
채권시장에서도 ETF가 눈에 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채권형 ETF에 유입된 금액은 2340억 달러로, 주식형(2030억 달러)을 웃돌았다. 회사채나 대출채권을 통합한 ETF가 늘어나면서 기업의 자금 조달이 더욱 수월해졌다는 평가다.
한편 신흥국은 자금 유출 위험을 경계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시장 상황이 비교적 좋아 ETF 자금이 신흥국으로 향하고 있지만 나빠지면 급격히 빠져나갈 위험이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시장에 충격이 발생했을 경우 신흥국에서 ETF와 같은 지수 연동 투자는 투자 전반에 비해 3~5배 규모의 자금 유출이 일어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 ETF 등 지수 연동형 투자는 신흥국 주식 투자에서 1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연준은 ETF 시장 확대가 미국 기업 채무 리스크를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ETF 해지가 쇄도, 채권에 매도세가 급격히 유입되면 채무를 늘려왔던 기업의 자금사정이 악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