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 없는 환율 상승, 국내 산업 '흔든다'

입력 2008-08-27 11:37 수정 2008-08-27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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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업체 환율 상승효과 '상쇄'...항공ㆍ정유ㆍ철강업계는 '직격탄'

최근 거침 없는 환율 상승으로 국내 산업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

27일 1090원을 돌파했고, 시장에서는 앞으로 1150원까지 상승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외환당국의 개입이 임박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주도의 대증요법적인 환율정책이 과연 시장에 약발이 먹혀들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내놓고 있다.

정작 문제는 이 같은 가파른 환율상승이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환율 상승으로 재미를 봤던 수출 업종마저도 현재 글로벌 경기 둔화 등 각종 악재로 인해 하반기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등 환율 상승효과가 상쇄되고 있다. 여기에다 원자재를 수입하는 각종 업체들은 급증하고 있는 수입비용 탓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환율 상승에 따라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항공, 정유, 철강 업체들은 최근 환율 급등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항공업계는 운임의 50∼60%를 원화로 받는 반면 비용의 40%를 차지하는 유류비는 달러로 지불하기 때문에 환율 급등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환율이 10원 오르면 대한항공은 연간 200억원, 아시아나항공은 75억원 정도 손실을 보는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연초 환율을 달러당 910∼920원으로 예상했으나 최근 환율 급등이 이어지면서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환헷지 비중과 원화 결제 비율을 높이고, 에너지 절감에 총력을 기울여 충격을 최소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물시장에서 원유를 외상으로 들여오는 정유업계도 환율 급등으로 환차손이 켜져 고심하고 있다. 부채성 자금을 결제하지 않는한 환차손은 계속 커져 사실상 속수무책이다.

정유업계는 환율이 1원 상승할 때마다 업계 평균 20억원씩 환차손을 본다.

정유사들은 원유를 수입할 때 현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은행이 먼저 달러로 대금을 지불한 뒤 60~90일 후 결제하는 유전스(usance·기한부 어음) 방식을 쓰고 있다. 이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약세일 때 원유를 구입했는데 2~3개월 뒤 환율이 높아지면 손실을 입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올 3분기에는 대규모 환차손이 예상돼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며 "환헷지 등 환율 상승에 대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최근처럼 환율환율이 단기간에 급등할 경우 대책을 내놓기 어렵다"고 말했다.

LPG(액화석유가스)를 수입하고 있는 가스업계, 유연탄 등을 수입하는 전력업계 역시 환율 상승 부담을 그대로 떠안아야 한다.

철강업계도 해외에서 철광석과 고철 등의 원재료를 수입할 때 소요되는 비용이 증가하게 돼 환율 상승이 호재는 아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수입 비용을 가격 상승으로 대체할 수 있지만 원재료가격 폭등으로 가격을 올렸기 때문에 환율이 상승했다고 가격을 또 올리기는 부담스럽다"며 "환율 상승에 따른 가격 상승은 철강 소비업종에 타격이 가기 때문에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산업1팀 = 김영민 팀장, 강재웅 기자, 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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