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한 토막] 세상 어디에도 희귀암은 없다

입력 2019-10-14 05: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신미라 편집부 교열팀 차장

2019년 국정감사가 한창이다. 7일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국정감사가 진행됐다. ‘인보사 사태’로 불리는 골관절염 치료제, 발암 우려 물질이 검출된 라니티딘 계열의 위장약 등과 관련해 관계자들의 감사가 이뤄졌다. 최근 이슈가 된 암 유발 ‘인공유방 보형물’에 대한 감사도 화제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인공유방 보형물에서 소위 ‘희귀병’ ‘희귀암’이라고 불리는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이 발견돼 해당 제품을 회수, 판매 중단하는 조치가 이뤄졌다.

보건복지부 ‘희귀질환관리법’에 따르면, 유병(有病)인구가 2만 명 이하이거나 진단이 어려워 유병인구를 알 수 없는 질환을 ‘희귀질환’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런데 세상 질병 중에 귀한 질병이라고 칭할 수 있는 게 있을까? 더욱이 매우 귀해서 대접받을 수 있는 암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치료제가 없어 완치가 어렵거나 완치율이 낮은 질병에 걸린 사람에게 ‘희귀질환’ ‘희귀암’에 걸렸다고 표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희귀라는 단어에 ‘매우 귀하다’는 긍정적인 뜻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질환, 암 등의 부정적인 단어와 함께 쓰면 몹시 어색하다. “희귀 도서를 수집하는 것이 그의 취미이다” “천재 화가의 유작은 전시관에서 희귀품으로 분류됐다” 등과 같이 쓰는 것이 알맞다. 질병 종류 중 발병률이 낮고 그 수가 매우 적다는 의미로 쓸 때에는 ‘보기 드문’ ‘희소’ 등으로 표현해야 맞다. 질병에는 단순히 그 수가 많고 적음을 나타내는 가치중립적인 단어가 적합하다. 그러므로 치료하기 어렵거나 완치가 힘든 질병에 걸린 경우에는 ‘희소병’ ‘희소암’이라고 쓰는 것이 바르다.

‘희귀’와 ‘희소’ 두 단어 모두 그 수가 매우 적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희귀’라는 단어에는 매우 귀하다는 가치적인 의미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단어를 사용할 때 이를 고려하는 것이 좋겠다.

신미라 편집부 교열팀 차장 kleinkind@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단독 56년의 대장정…현대차 글로벌 누적생산 1억 대 돌파
  • '연봉 7000만 원' 벌어야 결혼 성공?…실제 근로자 연봉과 비교해보니 [그래픽 스토리]
  • 테슬라 주가 연초 수준 복구...이차전지 회복 신호탄 될까
  • 신작 성적 따라 등락 오가는 게임주…"하반기·내년 신작 모멘텀 주목"
  • '5000원' 백반집에 감동도 잠시…어김없이 소환된 광장시장 '바가지'? [이슈크래커]
  • '시청역 역주행' 사고 운전자 체포영장 기각된 까닭
  • '나는 솔로' 이상의 도파민…영화 넘어 연프까지 진출한 '무당들'? [이슈크래커]
  • 임영웅, 광고계도 휩쓸었네…이정재·변우석 꺾고 광고모델 브랜드평판 1위
  • 오늘의 상승종목

  • 07.04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1,831,000
    • -4.26%
    • 이더리움
    • 4,492,000
    • -4.59%
    • 비트코인 캐시
    • 506,500
    • -4.16%
    • 리플
    • 643
    • -5.72%
    • 솔라나
    • 192,400
    • -6.74%
    • 에이다
    • 560
    • -3.95%
    • 이오스
    • 774
    • -5.49%
    • 트론
    • 182
    • -0.55%
    • 스텔라루멘
    • 125
    • -4.58%
    • 비트코인에스브이
    • 56,350
    • -8.37%
    • 체인링크
    • 18,780
    • -8.08%
    • 샌드박스
    • 426
    • -7.39%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