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시장이 글로벌 자판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모습이다. 글로벌 불확실성에 일일변동폭이 컸기 때문이다. 다만 결과론적으로 가치 하락폭(원·달러 환율 상승폭)은 낮아 글로벌 수준에서도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10개월만에 처음으로 빠져나가는 모습이었다.
브라질과 러시아는 각각 0.93%와 0.58%를 기록해 우리보다 컸고, 인도네시아는 0.30%로 우리보다 적었다. 선진국 중에서는 일본(0.47%)이 우리보다 컸다. 미국(0.22%), 유로(0.23%), 영국(0.32%)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6일 현재 원·달러 환율은 1196.9원으로 7월말(1183.1원) 보다 1.2% 약했다. 이는 같은기간 멕시코(-2.0%), 터키(-2.9%), 중국(-3.2%) 등과 비교해서는 약세 폭이 적은 흐름이었다.
국제금융시장은 미중 무역분쟁 심화, 노딜 브렉시트(영국의 합의 없는 유럽연합(EU) 탈퇴) 우려, 홍콩 시위 등 리스크 요인에 변동성이 큰 모습이었다. 다만 9월들어 미중 무역협상 재개 합의와 홍콩의 송환법 철회 등 불확실성이 일부 완화되면서 안정적인 흐름으로 돌아섰다.
대외차입 가산금리가 상승하긴 했지만 전반적인 외화차입여건은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국가부도위험지표인 외국환평형기금 CDS 프리미엄은 8월 평균 32bp로 직전월 보다 1bp 상승하는데 그쳤다. 3월에는 30bp를 기록하며 2007년 10월(24bp)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국민과 신한 등 국내 8개 은행기준 만기 1년 초과 중장기 대외차입 가산금리는 53bp로 전월대비 11bp 급등했다. 직전월 13bp 하락분을 대부분 되돌린 셈이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은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다만 외부 이벤트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그날그날 변동폭은 컸다. 수출 중심 대표 국가인데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자본시장이 잘 발달돼 있어 외환유출입이 용이한 국가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식시장에서는 19억5000만달러(2조3575억원) 어치가 빠져나갔다. 5월 25억8000만달러 유출 이후 석달만이다. 반면 채권시장에서는 14억3000만달러(1조7288억원) 어치가 유입돼 한달만에 자금이 들어왔다. 직전달에는 3억1000만달러(3643억원) 유출을 기록한 바 있다.
또다른 한은 관계자는 “외국인 자금은 작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유출을 기록했다. 주식은 나가고 채권은 들어왔다”며 “9월 들어서는 미중간 무역협상이 재개되고, 홍콩문제나 브렉시트 등 글로벌 불확실성 요인이 완화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어 8월과는 다름 흐름을 보일 수 있겠다. 요즘 국제금융시장 흐름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