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이 과거 단순하게 금액을 지불하는 일회성 불우이웃돕기에서 벗어나 회사의 사업과 연관된 특성을 살린 다양한 나눔 형태로 바뀌고 있다. ‘동정’이 아닌 ‘문제 해결’ 혹은 ‘인식 개선’을 통한 사회공헌이다. 재계 관계자는 “단순히 ‘주는(Give)’ 것에서 벗어나 ‘나누는(Share)’ 활동을 통해 우리 사회를 바꾸려는 게 진화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설명했다.
삼성투모로우솔루션은 일상 속에서 겪는 불편을 ‘외면’하지 않고 ‘해결’하기 위한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7월 삼성전자 인재개발원 서천연수원에서 열린 삼성투모로우솔루션 결선 워크숍에선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공군으로 구성된 에이스 세이버(ACE SAVER) 팀은 전정기관을 자극해 비행 착각을 해소하는 웨어러블 장비를 제안했다. 강요한 씨는 “비행기가 수평으로 나는데도, 조종사는 몸이 기우는 느낌을 계속 받는데 이를 ‘비행 착각’이라고 한다. 이는 비행 사고를 일으키는 요인 중 하나”라며 “삼성투모로우솔루션을 통해 비행 사고로 인한 인명 손실도 줄이고, 조종사들에게 이런 어려움이 있다는 것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또 삼성전자는 대학생 봉사단 ‘나눔 볼런티어 멤버십(Volunteer Membership)’을 운영하면서 나눔의 가치를 함께 공유하고 있다. 2013년 1기를 시작으로 매년 전국에서 대학생 200여 명을 선발해 1년 동안 삼성전자 임직원과 함께 정기봉사(월 1회)를 직접 기획해 실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스스로 발견한 사회 현안을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해결하는 창의 미션을 수행한다. 휠체어 사용자의 승강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고안한 볼록거울 프로젝트는 전국 지하철 63개 역, 121개 승강기에 실제로 적용됐다.
루게릭병 환자의 의사 표현을 돕는 달력형 의사소통판은 현재 루게릭병 환자 가족 70가구 이상이 사용하고 있다. 달력형 의사소통판은 스마트 AAC(의사소통 기기)로 발전해 의사 소통에 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 보급이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LG는 1995년부터 25년간 매년 대한소아내분비학회 전문의들의 추천을 받아 경제적 사정으로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저신장 아동을 돕고 있다. 지금까지 총 1571명을 지원해왔다.
‘유트로핀’은 LG화학이 1992년 국내 최초로 개발한 성장촉진 호르몬제로, 매년 ‘유트로핀’ 매출액의 1% 이상을 기부해 저신장 아동 성장호르몬제 지원에 사용하는 등 LG복지재단과 LG화학의 지속가능한 사회공헌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기업들의 기부 형식도 바뀌고 있다. 단순히 기업이 얼마를 후원하는 식이 아니라 임직원의 참여를 독려한다. 재계 관계자는 “사회공헌 활동에 직원들을 함께 참여시키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일반 직원들의 인식을 개선할 수 있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려는 생각을 심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동국제강은 철강협회가 주관하는 마라톤대회에 참석한 임직원의 걸음 수만큼 난치성 환아에게 기부하는 ‘착한 걸음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2018년 5월 빅이슈코리아에 잡지 판매용 카트 100대를 후원했고 올해 5월에는 잡지 판매원들의 하절기 티셔츠 200장과 물품 보관용 벨트백 100개를 제작·증정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