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 기획] 미중 무역전쟁 부채질에 불타는 아마존…사라지는 ‘지구의 허파’

입력 2019-09-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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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8만 건 이상의 산불 발생…기후변화·규제완화·무역전쟁 원인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볼리비아 남동부 치키타니아 지역에서 일어난 산불 진압에 투입된 해병대원이 물을 마시고 있다. 브라질과 볼리비아 등 남미 8개국에 걸쳐 있는 아마존 열대우림이 올해 산불로 파괴되고 있다. 한편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이후 현재까지 브라질에서 발생한 산불은 8만600여 건으로 2013년 이후 가장 많다. 치키타니아/AP연합뉴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볼리비아 남동부 치키타니아 지역에서 일어난 산불 진압에 투입된 해병대원이 물을 마시고 있다. 브라질과 볼리비아 등 남미 8개국에 걸쳐 있는 아마존 열대우림이 올해 산불로 파괴되고 있다. 한편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이후 현재까지 브라질에서 발생한 산불은 8만600여 건으로 2013년 이후 가장 많다. 치키타니아/AP연합뉴스
아마존이 죽어가고 있다. 표면적인 이유는 산불이다. 그러나 산불의 발생 경로를 추적해 들어가면 인간의 무능과 이기심이 얽히고설켜 있다. 지구의 숨이 멎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에 따르면 올해만 8만 건 이상의 산불이 브라질을 덮쳤다.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했고 2013년 이후 가장 많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발생했다. 브라질의 ‘아마존 열대우림 태스크포스(TF)’가 지난해 8월부터 1년간 벌인 조사 결과 축구 경기장 4453개 넓이인 3180㏊의 숲이 파괴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 열대우림은 브라질, 볼리비아, 콜롬비아, 에콰도르, 가이아나, 페루, 수리남, 베네수엘라 등 남미 8개국에 걸쳐 있다. 전체 넓이는 750만㎢에 달하며, 지구 생물 종의 3분의 1이 사는 것으로 파악됐다.

재난 수준 산불 증가의 가장 큰 원인으로 무분별한 개발이 꼽히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아마존 열대우림의 산림 개간 비율은 73% 증가했다. 지구 산소의 20%를 생산하며 지구촌의 허파 역할을 해온 아마존이 파괴되고 있는 것이다.

발등에 떨어진 불에도 불구하고 해결은 쉽지 않아 보인다. 미국 언론들은 아마존의 고통이 기후변화, 규제완화, 무역전쟁으로 심화됐다고 지적한다. 뉴욕타임스(NYT)는 기후변화가 산불 발생 위험을 악화시킨다고 분석했다.

존 아뱃조글로 미국 아이다호 대학 교수는 “따뜻하고 건조해진 기후가 화재 가능성을 계속 높이고 있다”면서 “온난화가 계속되면 통제 불가능한 대형 화재 발생이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기온 상승으로 숲 바닥을 덮은 이탄(泥炭)이 말라붙어 산불에 취약해진다는 설명이다. 또 산불의 원인이 되는 낙뢰도 더욱 잦아진다.

블룸버그통신은 무분별한 벌목을 용인하는 규제완화도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올해 초 취임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아마존 유역의 상업적 개발을 허용하겠다며 관련 규제를 완화해 왔다.

파라주(州) 등 일부 지역에선 업자들이 정부의 환경규제 완화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자며 농민들에게 방화를 선동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를 틈타 외지인들도 무분별한 벌목과 방화에 가담하고 있다. 서류를 허위로 꾸며 토지를 강탈하는가 하면 불법 광산업자들은 다이아몬드·금을 캐려고 숲을 파헤치고 있다. 정치인과 경찰, 공무원들이 이들로부터 막대한 뇌물을 받아먹으면서 단속은 유명무실해졌다.

이렇듯 오래 지속된 불법 농경은 아마존의 보호구역을 야금야금 갉아먹어왔다. 농민들의 지지를 업고 당선된 보우소나루는 아마존 보호를 위해 만들어진 법조차 집행하지 않고 있다. 불법으로 경작을 해도 처벌하지 않는다. 환경 훼손 행위에 대한 단속 자체를 포기한 것이다. 심지어 지난 7월 통과된 법은 불법적으로 개발된 땅의 소유권도 주장하기 쉽게 만들었다.

블룸버그는 미중 무역 갈등도 아마존 파괴의 주범 중 하나라고 꼬집었다. 브라질의 대두 수출은 2000년 이후 4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한해만 해도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이 수요 증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게 중국이다. 중국은 경제발전으로 육류 소비가 급증하면서 가축 사료로 쓰이는 대두 수입이 대폭 늘었다. 그런데 미국과 무역전쟁이 시작되자 수입원을 다각화하면서 브라질 의존도를 크게 늘렸다.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브라질 농산물 수출업자들은 더 많은 농경지가 필요해졌고 아마존 산림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중국으로의 소고기 수출도 증가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중국의 돼지고기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서 브라질산 소고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탓이다.

대두와 소고기 생산업자들에 의해 아마존 산림이 점점 대두 재배와 소 사육을 위한 곳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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