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6일 현재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금리인하(0.25%포인트) 확률은 80%가 넘는다. 연준이 실제로 금리를 인하한다면 이는 글로벌 금융 위기 직후였던 2008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금융완화 정책은 3차 양적완화(2012년 9월~2014년 10월)가 마지막이었다. 연준은 재닛 옐런 전 의장 시절인 2015년 말 금리인상을 재개, 파월 시대에 들어서는 기준금리를 현 2.25~2.50%까지 인상했다.
올해 FOMC는 의장과 부의장 3명, 2명의 이사와 5명의 지역 연방은행 총재가 투표권을 갖는다. 파월 의장을 비롯한 연준 집행부는 사실상 금리인하로 의견이 모아진 상태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18일 한 컨퍼런스에서 “경기 악화 조짐이 보이면 신속하게 기준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6월 FOMC 회의에서 ‘조속한 금리인하’를 제안했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도 “인플레 목표 달성을 위해 0.5%포인트의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반대파는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 정도. 투표권을 가진 멤버 10명 중 적어도 8명은 금리인하에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시장의 관심은 이미 금리인하 폭으로 쏠리고 있다. 선물시장에 반영된 0.50%포인트 인하 확률은 21%로 0.25%포인트 인하 확률을 크게 밑돈다. 따라서 이번 회의에서는 0.25%포인트의 인하를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또 다른 관심사는 금리인하 빈도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이번 금융완화 정책에 대해 “침체를 미연에 방지하는 예방적 금리인하”라고 표현, 두 차례 정도의 금리인하를 시사했다. 다만, 시장은 이미 ‘연내 세 차례’를 기대하고 있어 파월 의장이 이번 기자회견에서 향후 금융정책 시나리오를 어느 정도까지 언급할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금융완화로 돌아서면 BOJ와 ECB도 따라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ECB는 지난 25일 통화정책을 현 수준으로 동결했지만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현행 금리 수준이나 더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금융완화를 시사했다. 이와 함께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밑도는 상황에서 장기적 통화 완화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연준의 이번 결정을 지켜본 후 금융완화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연준보다 앞선 29~30일에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여는 BOJ는 연준의 금리인하로 인한 달러 약세를 경계하지만 관망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 경기 둔화가 심해져 연준이 본격적인 완화 국면에 진입하면 추가 조치를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연준의 조기 금리인하에 대해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미국 경기 확장세가 이달로 121개월째에 접어들며 사상 최장의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 금리를 굳이 낮춰야 하느냐는 것이다. 이는 오히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한 압력에 연준이 굴복했다는 비판을 자초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을 이사로 강등시킬 가능성을 시사하고, 파월에게 여러 번 전화로 금리인하를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까지 경기 호조를 이어가 대선에서 승리하겠다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