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 창업시장 화두는 '비용절감'

입력 2008-07-30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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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불황 속에 창업시장의 화두는 단연 물가상승과 이에 대처하기 위한 비용절감이다.

유가, 곡물 등 원자재 가격은 폭등하고 있지만 메뉴가격을 올리기도 쉽지 않고, 마진율을 낮추는 방법은 수익성 악화를 초래해 창업주들은 인건비 등 주요 고정비용을 줄이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프랜차이즈 본사들 역시 기술개발, 경영혁신 등을 통해 원재료의 공급단가를 낮추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지금의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은 구조적인 원인에 기인한 것인 만큼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며, “따라서 마진율을 낮춰가며 수익성 악화를 감수하는 것보다 쿡리스 등 항구적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방장 없는 주방’ 쿡리스로 비용 감축

외식업계에 고정비를 줄이기 위해 쿡리스(cookless) 시스템을 도입하거나 첨단 조리기기를 사용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쿡리스 시스템은 전문 주방장을 따로 고용할 필요가 없고, 주방 면적과 인건비를 줄임으로써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퓨전요리주점 ‘오뎅사께’는 본사가 생산, 물류, 가맹점 관리 등 모든 분야에 완벽한 시스템을 갖추고 원팩 시스템을 통해 가맹점에 식재료를 공급한다. 원팩 시스템이란 공장에서 모든 조리과정을 마친 후 이를 진공 포장해 가맹점에 공급하는 방식으로서, 가맹점은 이를 단순히 삶거나 가열한 후 곧바로 손님에게 내놓을 수 있다.

이 원팩 시스템은 주방 면적과 인건비를 줄여 가맹점의 수익을 극대화시킨다는 장점을 가진다. 이를 통해 가맹점은 별도의 주방장 없이도 어묵요리는 물론 각종 꼬치ㆍ탕ㆍ무침ㆍ튀김 등 60여 가지의 퓨전 메뉴를 내놓을 수 있다.

퓨전포장마차 ‘피쉬앤그릴’은 식자재를 패키지화해 가맹점에서 조리만 하면 되는 ‘원팩 원메뉴’ 시스템을 도입했다.

조리가 간편하고 식자재 손실률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가맹점들은 매장 운영의 효율을 높일 수 있고, 전체 가맹점이 일정한 맛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산과 평택에 물류센터를 운영하며 매장에서 사용하는 모든 식자재를 본사가 직접 공급한다.

숯불바비큐 치킨 전문점 ‘훌랄라'는 1년여 동안의 연구 끝에 개발한 바비큐치킨 조리기 ‘매직 화이어’를 각 점포에 설치, 인건비를 대폭 절감하고 있다.

바비큐치킨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주방인력을 필요로 하고 노동 강도도 매우 높다. 하지만 ‘매직 화이어’는 12분 만에 3마리의 닭을 한꺼번에 초벌구이와 두벌구이 등 2번 구울 수 있도록 해 직원 3명으로 7~8명 이상의 몫을 해낼 수 있도록 했다.

셀프서비스ㆍ자동판매기 시스템 도입으로 서비스 인력 줄여

판매방식 개선을 통해 서비스 인력을 줄임으로써 인건비를 절감하는 곳도 눈에 띈다.

무한리필 구이주점 ‘도누가’는 손님이 직접 고기나 야채를 가져다 구워먹는 고기뷔페 방식을 도입해 서빙 인력을 대폭 줄였다.

밑반찬을 단순화하고 식자재도 진공포장 된 완제품을 본사에서 직접 공급해 주기 때문에 별도의 주방장이 없어도 운영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1인당 6900원에 소불고기ㆍ돼지갈비ㆍ삼겹살ㆍ닭갈비 등 육류는 물론 오징어ㆍ새우ㆍ꼼장어 등 해산물 안주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주문이나 접객에 필요한 인력을 줄이고자 하는 시도도 이루어지고 있다. 퓨전레스토랑 ‘밥톨스’는 자동판매기 시스템을 도입해 인건비를 줄이고 있다. 매장에 들어선 고객은 입구에 설치된 식권자동판매기에서 본인이 원하는 메뉴를 선택하고 계산까지 끝내게 된다.

메뉴 선택과 계산이 자동판매기를 통해 이루어지므로 홀을 운영하는 인력을 줄일 수 있다. 본사에서 원팩 형태로 제공하는 모든 메뉴는 매뉴얼화 된 레시피에 의해 최소한의 조리 공정만으로 손님에게 제공되고 있어 주방장이 필요 없으며, 오픈형 주방 형태를 도입해 고객과의 접점에서 서빙이 가능하므로 따로 음식을 나르는 수고도 덜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을 기반으로 가격은 낮추면서도 마진율은 높였다. 스파게티ㆍ덮밥 등의 가격이 5000원을 넘지 않으며, 등심스테이크도 1만원에 즐길 수 있다.

자체적 기술개발 통해 비용절감

기술개발을 통해 원재료의 생산단가를 낮춤으로써, 식자재 구입비용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자 하는 노력들도 나타나고 있다.

멀티플렉스 치킨전문점 ‘리치리치’는 닭고기에 입히는 반죽의 재료 배합비율을 개선해 고기와 튀김옷이 잘 결합하도록 했다.

이렇게 하면 종전에 비해 기름에 남는 튀김가루 부스러기 양이 현저히 감소해 기름의 산화를 막을 수 있고, 튀김기름 사용량도 줄일 수 있다.

샌드위치전문점 ‘샌드앤푸드’는 밀가루 대신 쌀가루로 만든 빵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밀가루 가격 급등 등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했다. 또 국내 업체로부터 장기 계약을 통해 재료를 공급받고 있어, 급격한 가격 변동에도 대비할 수 있다. 덕분에 대부분의 가맹점들이 마진율을 낮추지 않고도 현재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또 배달 비중이 높은 프랜차이즈업체에서는 포장재를 줄임으로써 원감 절감에 나서고 있다. ‘원할머니보쌈’은 올 하반기 새로운 배달패키지 포장을 새로 개발키로 해 포장비용 30%이상 비용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배달의 경우, 종이상자 형태의 1차 포장은 물론 비닐봉투 등의 2차 포장재를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포장재를 줄이는 만큼 환경오염을 예방하고, 경비 절감에도 효과가 크다.

본사도 고통분담...가맹비 면제로 창업주 부담 줄여

창업자들의 비용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가맹비를 받지 않거나 본사에서 운영하는 인테리어 시공업체를 통해 저렴한 가격에 직접 인테리어를 시공해 주는 업체들도 증가하고 있다.

자동차 내·외장관리업 ‘맥과이어스’는 가맹비와 로열티 없이 초도물품비, 교육비 등 1500만원만 받는다. 인테리어 비용은 3.3㎡(1평)당 50만원. 기준 점포 규모인 50㎡(15평) 규모의 점포를 개설하고자 한다면 점포비를 제외하고 2250만원이면 충분하다.

또 퓨전떡찜전문점 ‘크레이지페퍼’는 20호점까지 가맹비와 교육비를 면제해 준다.

성공전략 및 주의점

쿡리스를 도입하거나 첨단 조리기기를 설치하는 가장 큰 장점은 직ㆍ간접적인 인건비 절감과 함께, 주방을 간소화함으로써 매장 내부의 배치 등을 참신하게 재구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고정비를 줄이게 되면 음식 가격을 내릴 수 있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도 용이하며, 짧은 조리시간으로 테이블 회전율도 높아진다.

가장 유의해야 할 것은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춘 가맹본사를 고르는 것이다. 자체 가공공장이나 체계화된 물류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본사의 경우, 가맹점 증가 등으로 늘어나는 공급량을 감당할 수 없게 되면 제품의 질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

또 맛이나 품질에 대한 뒷받침 없이 쿡리스라는 시스템만을 내세우는 본사에 대해서도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확실한 조리, 유통 시스템을 갖추고 많은 가맹점 운영을 통해 노하우를 축적한 본사인지를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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