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의 게임’ 마지막 시즌 네 번째 에피소드에서 ‘매의 눈’을 가진 시청자들이 유럽 중세와 비슷한 분위기의 판타지 드라마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현대적인 커피 컵을 발견했다고 미국 금융전문매체 마켓워치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문제의 컵은 여주인공 앞의 탁자에 놓여 있었다. 그림자와 깜박거리는 촛불 속에서 상표가 뚜렷하게 보이지는 않았지만 많은 팬이 스타벅스의 상징적인 녹색 동그라미라고 추측했다. 스타벅스는 트위터에 “솔직하게 말해서 대너리스가 드래곤 음료를 주문하지 않은 것에 놀랐다”는 농담을 올렸다.
HBO는 이날 밤 “전날 방영된 에피소드에 등장한 라떼는 실수였다”며 “대너리스(여주인공)는 허브티를 주문했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이는 무려 수년간 공을 들여 드라마를 제작해왔던 HBO에는 커다란 실책이다. 많은 시청자가 HBO의 세심하지 못한 실수를 질책하고 나섰다.
영화나 드라마를 제작하면서 전혀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소품이나 인물이 등장하는 실수는 종종 일어난다. 예를 들어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영화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에서도 카메라맨이 노출되는 실수가 있었다.
또 요즘 영화나 드라마에서 간접광고(PPL)는 매우 흔하다. 최근 인기몰이를 하는 할리우드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에는 아우디의 e-트론 전기차가 등장하고 있다.
다만 HBO는 PPL을 엄격히 규제해 왔기 때문에 스타벅스는 ‘왕좌의 게임’ 제작진의 의도치 않은 실수로 횡재하게 됐다고 마켓워치는 강조했다. PPL 마케팅을 전문으로 하는 할리우드브랜디드의 스테이시 존스 최고경영자(CEO)는 “HBO는 프리미엄 가입자를 위해 광고가 없이 드라마를 내보내고 있어서 PPL도 받지 않는다”며 “만일 스타벅스가 왕좌의 게임에 PPL을 하려고 했으면 25만 달러의 비용이 들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보 효과는 이런 PPL 예상 비용을 훨씬 뛰어넘는다. 네티즌들이 ‘왕좌의 게임’ 내 ‘옥의 티’를 즐거워하며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 에릭 스몰우드 에이펙스마케팅그룹 사장은 “소셜미디어 채팅과 TV와 라디오, 온라인 뉴스 등으로 브랜드가 노출되면서 스타벅스는 이날 오전 10시 30분까지 1160만 달러(약 136억 원) 이상의 홍보 효과를 누리게 됐다”고 분석했다.
트위터 대변인은 마켓워치에 “스타벅스 관련 시간당 트윗이 평소보다 10배 이상 많다”며 “이미 이날 31만 개 이상의 트윗이 올라왔다. 스타벅스는 일반적으로 평균 트윗 수가 하루 10만 건 미만”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