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단지 아파트 입주로 일대 전셋값이 휘청거렸다. 강남 최대 규모인 ‘송파헬리오시티’(9510가구)와 강북 최대 규모 ‘래미안길음센터피스’(2352가구), 강동구 최대 재건축 단지 ‘고덕 그라시움’(4932가구)의 입주 영향으로 인근 전세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13일 부동산 큐레이션서비스인 경제만랩이 KB부동산의 주택가격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성북구ㆍ강동구ㆍ송파구 일대 아파트 전셋값은 2018년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4개월간 평균 2.78% 하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중에서도 성북구 아파트 전세가격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에만 해도 성북구 전세가격은 3.3㎡당 1576만 원이었지만, 올해 2월에는 1514만8000원으로 4개월 새 3.88% 하락했다. 강동구도 지난해 10월 3.3㎡당 전세가격이 1823만4000원에서 1776만 원으로 2.60% 하락했고, 송파구도 같은 기간 2002.7만 원에서 1965.8만 원으로 1.85% 떨어졌다.
이 일대 전세 실거래가는 4개월 새 평균 1억 원이나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성북구에 있는 ‘길음뉴타운 e편한세상 4단지’ 전용 84㎡는 지난해 10월 5억 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지만, 올해 2월에는 3억9000만 원에 거래가 이뤄지면서 1억1000만 원 낮아졌다.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전용 84㎡는 지난해 11월 전세가격이 6억8000만 원까지 치솟았지만, 올해 2월에는 5억8000만 원에 거래됐다. 송파 헬리오시티 인근에 있는 ‘가락우성1차아파트’ 전용 109㎡도 지난해 9월 5억2000만 원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지만, 올해 2월에는 4억 원에 거래돼 1억2000만 원 하락했다.
상황이 이렇자 전셋값 전망지수도 뚝뚝 떨어지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서울 전세가격 전망지수는 101.5 수준이었지만, 올해 2월에는 78.4로 나타나면서 4개월 만에 23.1포인트 하락했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대단지 아파트들의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인근 아파트들의 전셋값도 덩달아 낮아지고 있다”며 “전셋값 하락에 따른 ‘깡통전세’가 급증할 수 있으니 세입자들은 보증보험이나 경매제도 등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