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미중 사이 핵심으로 부상한 ‘동남아’] 급성장하는 동남아, 미중 무역전쟁 부추긴다

입력 2019-02-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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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중국 대신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

▲지난달 18일(현지시간) 태국 치앙마이에서 열린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 후 장관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모이고 있다. 왼쪽부터 라오스 살름싸이 꼼마싯 라오스 외교장관, 우 죠 틴 미얀마 외교장관, 사이푸딘 압둘라 말레이시아 외교장관, 테오도르 록신 주니어 필리핀 외교장관,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교장관, 돈 쁘라믓위나이 태국 외교장관, 팜 빙 밍 베트남 부총리 겸 외교장관. 치앙마이/AP뉴시스
▲지난달 18일(현지시간) 태국 치앙마이에서 열린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 후 장관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모이고 있다. 왼쪽부터 라오스 살름싸이 꼼마싯 라오스 외교장관, 우 죠 틴 미얀마 외교장관, 사이푸딘 압둘라 말레이시아 외교장관, 테오도르 록신 주니어 필리핀 외교장관,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교장관, 돈 쁘라믓위나이 태국 외교장관, 팜 빙 밍 베트남 부총리 겸 외교장관. 치앙마이/AP뉴시스
미·중 무역협상 마감 시한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3월 미국의 선전포고로 시작된 주요 2개국(G2)의 무역 전쟁이 막을 내릴 수 있을지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양국의 관세전쟁에 힘입어 성장 중인 국가들이 있다. 바로 동남아시아 국가들이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최근 앞으로 동남아가 중국 대신 ‘세계의 공장’ 역할을 도맡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과거 다국적 기업들은 중국은 넓은 땅과 값싼 인건비에 매력을 느껴 중국을 생산거점으로 육성했다. 그 결과 중국은 전 세계 기업들의 수출 제조를 담당하는 동시에 외국인직접투자(FDI)의 도움을 받아 급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다. 중국이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 전쟁에 타격을 입자 기업들이 동남아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는 1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고성장의 기회를 잡을 다음 주자는 바로 베트남”이라며 기업들을 적극 환영했다. 블룸버그는 푹 총리의 기업 친화적 정책 덕분에 베트남이 안정적인 수익률을 낼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베트남은 1990년부터 나이키, 아디다스 등 글로벌 메이저 스포츠 브랜드의 운동화를 제조해왔다. 무역 전쟁의 리스크가 커지자 기업들은 제조업 경험이 있는 베트남을 피난처로 삼아 공장을 이전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2009년부터 베트남에 생산거점을 두고 있다. 현재 베트남은 삼성 스마트폰 생산의 50% 정도를 담당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해 베트남에 대한 장기 투자를 계속하고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애플의 에어팟을 생산하는 중국 음향기기 및 부품 생산업체 고어텍(Goertek)은 지난해 “미·중 무역 전쟁을 피해 에어팟 생산거점을 베트남으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했다.

LG그룹은 베트남 호찌민과 하이퐁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LG전자는 하이퐁 생산공장을 글로벌 생산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해 오는 2028년까지 15억 달러(약 1조 6890억 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태국도 매서운 속도로 베트남의 뒤를 좇는 중이다. 태국은 동남아 2위 경제 대국이자 최대 자동차 생산 및 수출 허브다. 포브스는 현재 태국에만 2500개의 자동차 부품산업 사업체가 있다고 전했다. 이는 358개 사업체가 있는 베트남을 압도한다.

태국은 이제 자동차뿐만 아니라 산업용 로봇, 음향기기 등도 생산할 예정이다. 태국 정부는 지난해 로봇 도입 및 공장 자동화 예산으로 2021년까지 2000억 바트(약 7조1980억 원)를 쏟겠다고 발표했다. 태국 현지 매체 더네이션에 따르면 태국은 이미 연간 3000억 달러 규모의 로봇, 자동화 기기를 수입하고 있다. 포브스에 따르면 일본 파나소닉은 중국에 있는 자동차용 스테레오(음악재생장치) 공장을 태국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해외 기업들의 생산거점 이전과 투자 속도는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일본이다. 포브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 기업 대부분이 이미 생산거점을 동남아로 이전했으며 2017년 동남아 투자금액은 220억 달러에 육박했다. 중국으로의 투자는 96억 달러에 불과했다.

포브스는 “미국은 과거 무역 갈등이 불거질 때 중국 내 생산거점을 둔 다국적 기업들의 충격을 고려해왔다”며 “동남아의 급성장이 미국에 좋은 협상 환경을 조성해줬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이 새로운 생산거점 대체재로 동남아를 점찍어둔 가운데 탈중국 현상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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