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 채형석 부회장의'도전과 시련'

입력 2008-06-25 09:04 수정 2008-06-25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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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한 부동산사업 시작부터 '삐그덕'

애경그룹과 채형석 부회장은 지난달 자본금 1000억원의 국내 최대 규모 부동산 개발회사인 AMM자산개발을 설립해 관심을 받고 있지만 시작부터 꼬이지 않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AMM가 출범 당시 첫 사업으로 선언했던 은평뉴타운 중심상업지 PF(프로젝트 파이낸싱)사업과 관련 당초 컨소시엄 파트너인 대우건설과의 사업권을 둔 입장차로 불참을 결정했다.

야심찬 출발 이후 첫단추부터 제대로 끼워지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애경과 AMM이 시공사 위주의 국내 시장 상황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지 않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으로 재계에서는 채 부회장의 부동산 개발 사업 진출에 대해 어머니 장영신 회장에 이어 애경을 총괄하는 그로서는 제주항공과 분당 삼성플라자 등 신규 사업에서 변변치 못한 성과를 보임에 따라 부동산 분야에서 돌파구를 찾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 유일의 '애경 모자간 경영 승계' 만큼이나 지대한 관심속에 출발한 애경과 채 부회장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 못 끼운 것 Vs. 제대로 끼우기 위해

AMM자산개발은 애경그룹이 40%, 군인공제회와 모건스탠리 부동산이 각각 30%를 출자해 1000억원의 자본금이 투입된 부동산 개발회사다.

국내 도급순위 11~20위권 시공사 평균 자본금도 1000억원 미만이라는 점에서 또한 모건스탠리가 신생 설립회사에 투자 파트너로 참여한 경우 역시 유례없는 일이라는 점에서 AMM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직접 AMM자산개발 등기이사로 참여한 애경 채형석 부회장도 출범 당시 "부동산개발업을 그룹의 새 성장동력으로 키울우고 3년내 국내 시행업계에서 자리를 다진 후 5년내 해외 진출을 적극 모색할 것"이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AMM은 올해 ▲은평뉴타운 중심상업지 PF ▲광교신도시 파워센터 PF ▲인천 가정오거리 도시개발사업 PF 등에 적극 참여할 계획을 세웠다.

그 첫 시험무대가 될 것으로 보였던 곳이 이달 16일 사업자 신청접수를 마감한 1조원대 규모의 은평뉴타운 중심상업지 PF사업이었다.

당초 AMM은 시공사인 대우건설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대우건설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채 애경과 AMM은 기대만큼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판단에 막판에 참여를 포기했다.

애경 관계자는 "은평 뉴타운과 관련 AMM주도의 컨소시엄을 이끌어 갈 계획이었다"며 "백화점, 쇼핑몰 운영 및 MD주간사 역할을 해 개발과 운영을 통한 장기적인 수익 창출을 목표로 사업에 참여할 방침이었으나 대우건설과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했다"고 불참이유를 밝혔다.

또한 애경측은 현행 부동산 PF 관련 사업이 지나치게 시공사 위주로 돼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군인공제회와 모건스탠리 등의 참여로 규모면에서나 재무성에서 우수하고 애경이 유통업을 하고 있음에 따라 대형복합시설 운영할 능력이 충분한데도 시공사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앞서 장길수 AMM대표도 지난달 출범식에서 “AMM은 핵심 상업시설이나 쇼핑몰을 3~5년간 직영해 가치를 높여놓은 뒤 기관투자자 등이 매입 의사를 보일 경우 통매각 방식으로 넘겨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며 사업방식을 밝혔다.

이러한 애경의 입장에 대해 관련업계 일각에서는 국내 시장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공사들에 비해 규모나 자금면에서 국내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사정은 열세이다보니 시공사 위주의 시장이 형성될 수 밖에 없다"며 "AMM의 출발점은 특별하지만 국내 시장에 팽배한 인식을 극복하는 것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애경그룹 내부에서는 은평뉴타운 사업이 부동산 개발사업의 첫 단추를 끼우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워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이에 대해 애경 관계자는 "올해 추진 예정인 광교, 인천 가정오거리 사업에서도 AMM이 주도권을 쥐고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이라며 "은평뉴타운은 이미 과거의 일로 AMM의 첫단추를 제대로 끼우기 위해서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 국내 대기업 유일의 모자간 경영 승계

2002년 이후 어머니인 애경 장영신 회장으로부터 그룹의 실제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채형석 부회장.

애경 장영신 회장은 국내 여성 기업인들의 대모로 꼽히고 있다. 장 회장은 지난 1972년 창업자인 남편 채몽인 사장이 작고하면서부터 애경을 이끌어왔다.

1970~1980년대 생활용품 등 제조업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애경그룹은 1990년대에는 백화점 등 유통사업을, 2000년대는 부동산 항공까지 꾸준히 영역을 확대해 가고 있다.

현재 20여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재계순위 50위권의 중견그룹으로 성장시킨 데에는 장 회장이 지대한 역할을 해왔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이러한 채 부회장의 의중이 담겨있는지 애경그룹은 지난해 말 현재 자산 3조원 재계 순위 50위권의 중견그룹에서 2010년까지 자산 10조원 규모의 재계 20위권으로 도약하겠다는 중장기 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채 부회장에게 있어선 어머니에 이어 애경그룹의 2세 경영인으로서 대내외 적인 경영능력을 인정을 받아야 하는 시점에 다다른 것이다.

◆ 제주항공 난국 어떻게 헤쳐갈까

이에 따라 그가 최근의 부동산 개발사업 이전까지 야심차게 내민 카드는 제주항공을 통한 항공산업 진출과 함께 지난해 삼성물산으로 부터 4700억원을 들여 인수한 유통사업인 분당 삼성플라자 사업이었다.

하지만 이들 성적표는 신통치 만은 않은 상황.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2006년 141억, 지난해 9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고유가 시대에 더욱 민감한 영향을 받는 업종 특성에 따라 올 1분기에만 6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러한 가운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참여하고 있는 저가 항공사인 '진에어(7월 취항)'와 '에어부산(11월 취항)', (주)영남에어와 전북거점의 이스타항공 등이 취항을 준비하고 있어 춘추전국 시대가 열리고 있다.

그 외에도 인천타이거항공, 퍼플젯, 중부항공등도 조직구성에 적극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항공은 올 7월 김포~기타큐슈 전세기를 띄울 계획이지만 비슷한 시기 한성항공도 일본노선 운항을 계획중이다.

애경측은 그간 독과점되다시피 해온 국내 항공시장에서 경쟁은 바람직한 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항공산업을 육성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고유가시대와 저가항공사간 출형경쟁이란 난제를 제주항공이 어떠한 해법으로 풀어나갈지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유통사업 강화를 위해 지난해 삼성물산으로부터 인수한 분당 삼성플라자 상황도 밝지만은 않다.

지난해 분당 삼성플라자 매출이 전년대비 13% 정도 줄어든 5000억원. 삼성의 법인매출과 관련된 특판이 없어진 데 따른 결과였으며 비교적 선전했다는 게 애경과 채 부회장 입장이다.

삼성플라자의 본 모습은 판교신도시 입주가 본격화되는 2009년 이후에 새 전기를 맞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인근 인근에 롯데백화점, 신세계 등 쟁쟁한 강자들이 있다는 점도 경쟁과열이 예상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애경과 채 부회장이 이러한 난제들을 뚫고 신규 사업 프로젝트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일궈 2010년 20대그룹으로 도약에 성공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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