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년 무노조’ 삼일회계법인, ‘업계 최초’ 노조 설립된 이유는?

입력 2018-11-1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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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제 도입 앞두고...노조 “근로자대표 선출 과정서 사측 부당 개입”

회계업계 1위인 삼일회계법인에 국내 최초 회계법인 노동조합이 설립됐다. 이에 다른 회계법인에서도 노조 설립이 이어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삼일회계법인지부는 15일 설립총회를 개최하고 초대 지부장으로 황병찬 씨를 선출했다고 16일 밝혔다. 노조 명칭은 ‘S-Union’이다.

삼일회계법인 노조 설립은 내년 1월 주 52시간제 도입을 앞두고 노사 간 갈등이 빚어진 것이 도화선이 됐다. 애초 삼일회계법인 직원들은 사측과 유연근로제 도입을 논의할 근로자 대표를 선출하려고 했는데 이 과정에서 사측의 입장을 대변할 인사가 단독 후보로 나오며 논란이 일었다.

황병찬<사진> 지부장은 “노조 설립 도화선은 최근 진행된 근로자 대표 선거에서 일어난 회사의 부당 개입과 직원을 대하는 태도였다”며 “이런 부당함을 다시 겪지 않기 위해 의견을 제대로 정확히 표현할 단체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의견이 모여 사무금융노조 산하 지부로 출범했다”고 밝혔다.

해당 투표에는 투표권자 2725명 가운데 2145명이 투표(78%)했지만 출마자가 1258표(투표권자 대비 46%)를 득표해 당선되지 못했다. 근로자 대표로 선출되려면 투표권자의 과반 찬성을 얻어야 한다. 회사가 주 52시간 시행에 따른 유연근로제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근로자 대표와 서면 합의해야 한다.

노조 측은 “근로자 대표가 선출되지 못한 것은 삼일회계법인이 사측 입장을 수용할 인물을 후보로 내세웠기 때문”이라며 “또 재량근로제(노사가 서로 합의한 시간만 근로 시간으로 인정)가 시행된다면 이후 사측이 대체 휴무나 급여를 보전할 것인지에 대한 회계사들의 의구심도 근로자 대표 선거가 파행을 겪은 배경”이라고 말했다.

국내 대형 회계법인의 회계사들은 감사 업무가 몰리는 1~3월, 7~8월에는 주 80시간 이상 근무를 하고 있다. 주 52시간제가 도입되면 이미 포괄임금제로 시간 외 근로 수당을 급여에 포함해 일괄 지급하는 회계법인의 임금 구조상 회계사들의 임금이 줄어들 우려가 있고, 대체 휴무 확보 여부도 불확실해지게 된다.

이총희 청년회계사회 회장은 “회계사들에게 자본주의 파수꾼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뒤에는 과중한 업무와 책임에 몰려있는 젊은 회계사들의 열악한 현실이 놓여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노조가 설립돼 회계사들이 전문가적 양심을 가지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삼일회계법인은 올 8월 말 기준 1868명의 회계사가 근무하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회계법인이다. 1971년 설립 이후 48년 동안 무노조 경영을 해왔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업계 1위 삼일회계법인에서 노동조합이 탄생한 만큼 다른 회계법인에서도 노동조합 설립이 이어질 것으로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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