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석유유통업 진출 발판 마련

입력 2008-05-21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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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368개의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는 농협중앙회가 석유 유통업 진출, 업계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농협은 올해 초 석유수입사인 남해화학과 석유공급계약을 맺고 석유대리점으로 공식 등록, 석유유통사업자 지위를 얻었다.

농협 관계자는 "그동안 단위농협이 운영해 오던 주유소에 계통구매형태로 석유을 공급해 왔다"면서 "문제 소지를 줄이기 위해 농협중앙회가 석유대리점으로 등록하게 됐다"고 말했다.

'계통구매'란 지방의 단위농협에서 필요한 비료나 농약, 석유 등의 물품을 생산자나 중간 공급자와 직거래하는 대신 농협중앙회를 통해 공동구매하도록 유도하는 사업으로 구매교섭력 제고를 통한 비용절감 효과 극대화가 목적이다.

석유제품의 경우 농협중앙회의 계통구매 사업에 SK에너지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4개 정유사와 석유수입사인 남해화학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농협이 석유유통사업자 지위를 획득한 만큼 석유공급계약을 맺은 남해화학을 통해 단위농협이 운영 중인 주유소에 직접 석유를 공급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특히 석유 수입 업체로 등록도 가능해 필요한 경우 수입을 통한 공급도 예상되고 있다.

현재 농협에서 면세유 뿐만 아니라 일반 과세유를 판매하고 있는 주유소는 368개(2007년 말 기준, 전국 비중 3%)를, 면세유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판매소는 494개를 운영 중이다.

농협 관계자는 "(석유 공급을 위한) 정유사와 계약 관계에 있는 만큼 (정유사와) 당장 계약 파기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주유소에 '농협' 상표를 붙이지 못하는 상황에서 중앙회 차원에서 당장 석유유통업에 뛰어들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농협중앙회가 대형 석유 대리점을 차려 정유사로부터 유류를 대량 공급받은 뒤 전국의 주유소에 배분하는 방식으로 가격 협상력을 높히려고 한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농협중앙회는 계통구매 형태를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국내 전 정유사와 석유대리점 공급 계약을 맺는 것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현재 농협은 정유사들과 석유 주문에서 검수, 대금 정산 등과 관련한 양측의 시스템을 연결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어, 늦어도 올해 중으로는 모든 정유사와 석유대리점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석유유통업계도 곤혼스러워 하고 있다.

농협의 경우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고 면세유 구매 대상인 농민들에게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농협 주유소에서 일반과세유를 판매하고 있어 이와 경쟁해야 하는 일반 주유소들의 경쟁력은 크게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석유유통협회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농협이 본격적으로 석유유통업에 뛰어들지는 않았지만 예의주시 하고 있다"며 "본격화되면 주유소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농협중앙회는 석유수입업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 관계자는 "정부로부터 농협이 석유수입사업에 나서는 것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을 받았지만 내부적으로 결론난 것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재로써는 국제가격이 국내가격보다 비싸기 때문에 경제성이 없다고 본다"며 "그러나 여건이 바뀐다면 언제든지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내 정유사들의 내수 석유 공급가격이 이미 충분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상태로 농협이 석유 수입에 직접 나서더라도 경제성을 확보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설명하고 "농협이 석유대리점 사업에 진출하고 석유수입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정유사를 압박해 바잉파워를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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