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정치 변수에 투자 못해 1년째 한숨

입력 2018-07-30 09:24 수정 2018-07-30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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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공장 증설 승인 연기

최근 대기업들이 연이어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정부의 투자 요청에 화답하는 것이다. 기초 소재 분야 2조 8000억 원. LG화학이 최근 국내를 대상으로 발표한 대규모 투자계획이다. 그렇지만 모든 투자가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이투데이 취재 결과 이런 대기업의 일부 투자 계획은 여러 규제로 인해 실행을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LG화학의 경우다.

LG화학은 지난해 9월 나주공장에 2022년까지 2300억 원을 투자, 고부가 첨단소재 연구개발센터를 건립하고 친환경 가소제 공장을 16만 톤 증설하겠다고 밝혔지만, 투자는 지방자치단체의 승인이 늦어지면서 1년 가까이 보류되고 있다.

생산라인이 증설되면 200여명 이상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해당 증설 건은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기존 공장이 있었던 부지에 세우는 시설로 한 달 남짓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던 승인은 차일피일 미뤄지더니 아직까지도 협의 중이다. 결국 LG화학은 연구개발센터를 다른 곳에 건설하고, 친환경 가소제 증설 라인만 나주에 짓기로 했다.

그런데 증설 건도 환경 단체가 환경오염 우려와 주민 건강권 침해를 이유로 반대에 나서면서 차질을 빚고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해 LG화학은 지난해 말 시민 설명회를 열고 그들의 요구안을 수용한 개선 방안을 나주시에 제출하기도 했으나 해결을 보지 못했다. LG화학은 아직까지도 기약 없는 기다림을 지속하고 있다. 나주시는 건축허가가 연기된 이유를 ‘서류상의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LG화학이 처음 인허가 신청을 한 뒤 공장 사업계획 변경으로 취하하고, 재신청을 하는 과정에서 서류 기재 상 보완할 곳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나주시 관계자는 “LG화학이 공장 일부를 다른 곳에다 짓고 일부만 나주에 하기로 결정하면서 재신청을 한 시기가 지난달”이라며 “이 과정에서 LG화학 측이 건축물 대장, 말소건축물 등을 정리했는데 시에서 가진 공장등록증명서와 내용이 상이한 부분이 있어 보완요청을 한 상태라 승인이 늦어지고 있는 것이지 주민 반대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 보는 시각은 다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나주시 측의 설명은 선후관계가 잘못됐다”며 “사업 계획 변경으로 인허가가 딜레이 된 것이 아니라, 인허가가 늦어지자 가만히 기다릴 수만은 없기 때문에 사업계획을 변경한 것 아니겠냐”고 꼬집었다. 일각에선 정치 변수에 가로막힌 것으로 해석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환경 문제나 주민 반발이 본질이라기보다는 지방 선거가 맞물리면서 잡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건설 승인을 미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라며 “공장 증설에 대해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표를 의식해 인허가를 내주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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