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장관은 8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이차전지·반도체 현안대응 전략회의에서 “반도체(업계)는 중국이 반도체 수입량이 원유 수입량을 크게 상회하는 상황에서 기술 확보에 국가적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며 “(중국의) 반도체(업계)가 우리 업계에 대한 견제를 상당히 계속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백 장관은 “중국 투자기업의 애로 해결을 위해 정부 간 협력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고, 이를 통해 한국 기업들의 중국 내 기업활동의 어려움이 최소화되도록 정부가 지속해서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앞서 백 장관은 지난달 24일 한·중산업장관회의에서 먀오웨이 공신부장에게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 문제 해결을 요구해 차량형식 승인 성과를 거뒀고, 이달 5일엔 중샨 상무부장을 만나 중국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업체 담합조사의 공정 처리를 요청했다.
그는 “다만 우리 기업이 중국에서 원하는 수준으로 조치가 이뤄지는 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정부는 지속해서 중국의 이행 사항을 점검하고 중국 정부에 우리 기업의 애로 해소를 일관되게 요구하고 관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차전지와 반도체는 우리가 세계적 기술력을 가진 분야로, 차세대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서 후발국의 추격에 대비하기 위한 치열한 고민과 전략 마련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백 장관은 “정부는 민간과 공동으로 차세대 기술 공정을 개발하고 핵심 인력 양성을 추진하는 한편 기업들의 투자 애로 해소를 지원하는 등 반도체 선도국의 지위 유지를 위한 다각적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차전지는 중국이 거대한 전기차 내수시장을 활용해 배터리 기술을 습득하고 자국 산업을 육성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위협받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리튬이온 배터리의 뒤를 이을 다양한 형태의 차세대 기술이 경합하고 있고 어느 기술이 언제 시장을 지배할지 불확실하다”며 “정부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에 대한 선제적 연구개발 투자와 전기차 생태계 발전을 유도해 기술우위를 계속 유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백 장관은 중국 방문 결과를 공유하고 업계와 이차전지·반도체 분야 경쟁력 유지 방안을 논의했다. 업계에서는 진교영 삼성전자 사장,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김종현 LG화학 부사장, 전영현 삼성SDI 사장, 강상훈 SK이노베이션 본부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