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PC에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

입력 2008-03-31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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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MPC 등 초소형 PC 제품 속속 출시

유연식 이학박사/와이브레인 대표

최근 PC는 변화의 바람이 더욱 거세다. UMPC(Ultra Mobile PC)라는 신개념의 초소형 PC 제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고, MID(Mobile Internet Device) 제품군도 출시는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제품들이 어떠한 이유로 세상의 빛을 봤으며, 앞으로의 전망은 어떤지 살펴보고자 한다.

70년대를 풍미했던 Atari나 Commodore, 그리고 다재다능 했던 Apple II 등을 일반적으로 PC의 시초로 꼽는다. 하지만 역시 PC의 역사는 1981년 Intel 8088 CPU를 기반으로 하는 IBM의 PC에서 시작되었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이 때의 CPU가 4MHz 정도에 RAM이 64KB 정도였으니 지금 1000배 가까이 빨라지고 커진 GHz, GB 단위를 사용하는 우리에겐 매우 낯설기만 한 숫자들이다. 가격 또한 그 시절에 3000 달러에 육박했던 것이 1000배 가까이 빨라진 지금에는 거의 10분의 1 가격에 구입이 가능해졌다.

데스크톱에서 출발한 PC는 이동성의 필요가 계속 제기되어 랩톱(LapTop)이라고 불리는 노트북 PC가 출현하게 되었다. 많은 신기술의 효시가 그러하듯이 노트북 PC 또한 시초는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되기 위한 수단으로 개발되었다. 초창기 PC가 나오자마자 소형화하여 이동성을 부여하려는 노력은 있었으나 크게 주목 받지 못하다가 1987년 미국 공군에서 휴대 가능한 PC를 대량 발주하면서 업계의 관심이 본격화 되었다. 이후에 1990년대에 들어서 Intel의 CPU기술과 LCD 라고 하는 새로운 디스플레이 기술, 그리고 배터리 기술이 복합적으로 발전하면서 노트북 PC의 경우 랩톱이라고 불릴 만큼 무릎 위에 올려놓고도 쓸 수 있을 정도로 소형화됐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동성과 활동성을 더욱 강화하려는 모바일화 시도는 여러 차례, 여러 방법으로 이루어져 왔다. 90년대 후반에 접어 들면서 손으로 붙잡고 사용하는 PC라는 개념의 HPC(Handheld PC) 라는 제품들도 소개되었고, 이어서 비슷한 개념의 PDA(Personal Digital Assistant)와 무릎 위의 랩탑이 아닌 손바닥 위의 PC라는 팜탑(Palm Top) 이라는 용어도 나타났다. 이중, PDA 제품들은 몇 년 전까지 상당한 거시적 시장을 형성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들 제품을 시장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이러한 일면 매력적인 제품들이 왜 시장에서 실패했을까? 이전의 모바일 PC 개념의 HPC나 PDA가 시장의 확대나 유지에 실패했던 가장 큰 이유는 ‘실용성’에 있다고 본다. 한마디로 실용적인 가치가 떨어졌던 것이다.

PDA의 경우 주소록, 메모, 일정관리 등의 용도가 실용적이어서 일정 부분 시장 규모를 형성했지만, 지금은 그 기능들을 모두 휴대폰에게 내어주고 시장에서 사라지고 있다. 핸드헬드 PC나 팜탑의 경우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는 있었으나 사용자에게 ‘실용적이지 못하다’는 반응으로 구매를 이끌어 내지는 못했다.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은 PC를 상상하기 어려운 지금에서 인터넷이 되지 않는 PC를 이동 중에 사용할 필요가 과연 있을 것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필요없다고 생각하였고 그 결과 그러한 제품들은 시장에서 물러나게 되었다.

그러면 시장에서 이미 실패하였던 이동하면서 사용할 수 있다는 개념의 모바일 PC가 왜 지금 다시 부활하려는 것일까? 그 해답은 ‘이동통신’과 ‘인터넷’에서 찾아야 한다.

90년대와 지금, 또 2010년대의 큰 차이는 바로 이동통신과 인터넷에 있다. 90년대의 이동통신은 음성 통신의 시대였다. 1983년 모토롤라에 의해 시작된 이동통신은 아날로그 1세대(1G)를 지나 1990년대 2세대(2G)로 발전을 거쳐 지금은 3세대(3G)에 이르고 있으며, 2010년대 이후의 4세대(4G)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1G는 최초의 아날로그 이동통신의 의미가 크며, 2G의 경우 디지털화 되었다는 의미가 있고 3G는 고속통신의 시작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요즘 간혹 들을 수 있는 WCDMA(Wideband Code Division Multiple Access)나 HSDPA(High Speed Downlink Packet Access) 와 같은 통신 용어들은 3G 통신에 분류된다. 3G 통신이 시작되면서 휴대 인터넷이라고 할 수 있는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지게 된 셈이다.

한편 인터넷의 발전도 매우 빨라서 2000년대에 들면서 다양한 서비스와 콘텐츠가 인터넷 상에 갖추어지게 되어, 그야말로 인터넷에 연결만 되어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친구와 메신저도 할 수 있고, 통화도 할 수 있고, 메일도 주고 받을 수 있고, 블로그나 미니홈피 관리도 가능하게 했다. 게다가 공부, 쇼핑, 주식거래, 영화, 드라마, 음악, 업무 보고와 결재까지 수 없이 많은 일을 할 수가 있게 됐다.

이렇게 고속 이동통신이 발전하고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자연스럽게 예전의 핸드헬드 PC나 팜탑 PC의 개념이 다시 등장하게 된 것이다. 이번에는 UMPC라는 새로운 용어로 변신하고 고속 이동통신과 인터넷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배경으로 재무장하고 등장했다. 이제 새로이 시장에 도전하는 UMPC가 이번에는 도전에 성공할 것인지 지켜보는 일이 매우 흥미 진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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