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날 중의원과 참의원 본회의에서 오는 4월 8일 1기 임기가 만료되는 구로다 총재의 연임이 통과됐다.
같은 날 와카타베 마사즈미 와세다대 교수와 아마미야 마사요시 BOJ 이사에 대한 신임 부총재 지명안도 가결돼 구로다 2기 체제가 모두 정비를 끝냈다. 와카타베와 아마미야 등 두 명의 신임 부총재는 이달 20일 취임한다.
BOJ 총재와 부총재 임기는 2023년까지 5년간이다. BOJ 총재가 연임에 성공한 것은 1961년 야마기와 마사미치 전 총재 이후 처음이다. 구로다 총재가 두 번째 임기를 모두 채우면 1946~1954년 재임한 이치마사 히사토 전 총재를 넘어 역대 최장수 총재가 된다.
구로다 총재 재임안에는 연립 여당인 자민·공명 양당이 찬성했으나 입헌민주당과 희망의 당, 민진당 등 야당은 2% 물가 안정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며 반대표를 던졌다.
구로다 총재는 지난 2013년 3월 취임, 양적·질적 완화인 이른바 ‘이차원 금융완화’에 착수했다. 그러나 목표로 한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2%에는 도달하지 못했고 BOJ는 목표 달성 시기를 2019년쯤으로 미룬 상태다. 전문가들은 2019년에도 일본의 물가상승률이 1%에도 도달하지 못할 것으로 비관하고 있다.
의회 청문회에서 구로다 총재는 “2% 물가 목표 달성을 최우선으로 정책을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신선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CPI는 지난 1월에 전년 동월 대비 0.4% 상승에 그쳤다.
구로다 총재를 뒷받침할 신임 부총재 2명도 ‘비둘기파’여서 BOJ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 등 다른 주요 중앙은행과 달리 올해도 금융완화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와카타베 신임 부총재는 지난 5일 중의원 청문회에서 BOJ는 오히려 더욱 강한 금융완화가 필요하다는 소신 발언을 내놓았다. 그는 “디플레이션 탈피를 위해서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며 “2% 목표 달성 이전에 출구전략을 발동할 수는 없다. 필요하다면 추가 완화책을 펼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마미야 부총재도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이 최우선 과제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금융완화만으로 물가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은 지난 5년간 검증됐으며 기업 실적 개선과 실업률 하락 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앞으로 5년 더 지금의 정책을 유지하는 것은 타당한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