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구로다 총재가 두 번째 임기에 들어선다고 전했다. 구로다 총재의 임기는 4월 만료되지만 BOJ는 일찌감치 연임을 결정한 것이다. 앞서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여러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구로다 총재가 재임명된다고 전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연임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올해 73세인 구로다 총재가 재임명되면 1961년 이후 처음으로 두 번째 임기를 맞는 BOJ 총재가 된다. 두 번째 임기는 2023년까지다.
구로다 총재는 BOJ에서 아베 총리의 경제 정책인 아베노믹스 실현에 중점을 두고 통화 완화 정책과 재정부양책, 경제 구조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BOJ는 2016년 1월 기준금리를 마이너스(-) 0.1%로 낮춘 이후 지금까지 계속 동결해왔다. 10년 만기 국채금리 목표치는 0%를 유지하고 있다. BOJ는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100%에 해당하는 자산을 매입했다.
이 같은 정책은 일본의 경제성장을 이끌고 실업률을 24년 만의 최저인 2.8%로 낮추는데 기여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은 지지부진하다. 지난해 12월 식료품 및 에너지 비용을 제외한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0.3% 상승에 그쳤다.
재임명을 통해 구로다 총재는 아직 달성하지 못한 인플레이션율 2% 달성을 위해 힘쓸 것으로 보인다. 낮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BOJ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는 사이 미국과 유럽 등이 양적 완화에서 벗어나면서 일본과 미국의 금리 격차는 확대되고 있다.
시장은 구로다 총재 재임명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통화 완화 정책으로 기업의 이익이 증가했으며 주식 시장은 상승했다. 야마구치 다케시 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아베 총리가 현재의 통화 정책을 긍정적으로 여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제 정책이 변한다면 아베 총리의 정치적 행운을 도왔던 쾌적한 경제 환경이 위태로워질 가능성이 있다.
FT는 아베 총리에게 남은 중요한 결정은 두 명의 부총재를 선택하는 일이라고 전했다. 나카소 히로시·이와타 기쿠오 BOJ 부총재의 임기는 다음 달 19일 끝난다. 부총재에는 BOJ나 재무성 출신과 경제학자 출신을 임명하는 게 통상적이다. 현 통화정책 실무를 주도해온 아마미야 마사요시 BOJ 이사와 아베 총리의 경제 자문인 혼다 에쓰로 스위스 대사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아마미야 이사의 승진은 현 통화정책의 유지를 더욱 강화한다는 의지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