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자도 특검 칼날 못 피했다

입력 2008-02-28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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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소환

삼성그룹의 황태자,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특검에 전격 소환됐다. 이번 소환으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삼성 특검수사가 전기를 맞을지, 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소환으로까지 이어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는 28일 오전 9시10분경 서울 용산구 한남동 삼성특검 사무실에 도착해 피고발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 조사 내용은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발행 배임 사건' 등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 전반에 관한 것으로 특히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그룹 차원의 공모 여부에 대해 집중 조사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무는 삼성에버랜드, 서울통신기술, 삼성SDS 등 계열사 지분을 정상가격에 훨씬 못 미치는 헐값에 넘겨받아 그룹 지배권을 승계한 의혹을 받고 있으며 자신의 주도로 설립했다가 2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낸 'e삼성'의 손실을 계열사에 떠넘긴 의혹을 받고 있는, 'e삼성 사건'의 피고발인이다.

이 전무는 1995년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60억원을 증여받아 증여셰 16억원을 제외한 돈으로 비상장사 에스원과 삼성엔지니어링 주식을 취득했으며 두 회사가 상장한 뒤 주식을 팔아 560억원을 마련했다. 이 전무는 삼성 경영권 확보를 위해 이 돈으로 에버랜드 CB를 헐값 배정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삼성측은 1심, 2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일찌감치 삼성그룹 후계자로 내정된 상태다. 아직 그룹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은채 경영수업 단계를 밟고 있지만 외아들인데다가 그룹 순환출자구조의 핵심인 에버랜드 지분 25.1%를 보유, 그룹 경영권 장악에 필요한 지분은 확보한 상태다.

이번 조사를 통해 경영권 승계 과정의 불법이 드러날 경우 이 전무가 삼성그룹의 경영 전면에 나서는 것은 더 늦춰지거나 최악의 경우 아예 어려워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전무는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는 '에버랜드 CB 배정 사건'의 당사자이며 시민단체나 김용철 변호사가 제기한 4건의 고소 및 고발사건의 고발인이거나 핵심 참고인이다. 그런 그가 불법행위의 당사자로 드러날 경우 비판적 여론이 조성될 것이고 비자금 특검 뿐 아니라 삼성차 채권환수소송 패배, 하도급법 위반에 따른 거액 과징금 부과 등 악재가 겹치고 있는 삼성이 섣불리 황태자의 후계승계 작업을 시도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 전무는 지금 특검 수사보다는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로 이어지는 현 순환출자구조 유지, 삼성생명 상장, 삼성에버랜드 비금융사업 지속,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동시 장악 등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하게 될 것이 더 두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 역시 "우선은 경영권 승계가 아니라 이번 이명박 신정부 임기동안 금산분리 완화를 이뤄내는 것이 이재용씨를 포함한 삼성의 고민일 것"이라며 "이를 통해 제조업에서 번 돈을 금융에 투자하고 금융의 힘으로 제조업을 지원하며 사회 전반에 영향력을 확대하려 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특검팀은 이는 1차 수사기한이 다음달 10일로 다가옴에 따라 김인주 사장 등 그룹 전략기획실 수뇌부와 특히 의혹의 정점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까지도 소환 조사해 그룹 최고위층의 사건 개입 단서를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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