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전도사가 빨리 은퇴해야 하는 이유는?

입력 2008-01-31 14:35 수정 2008-02-01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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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쌍수 LG전자 부회장 조기퇴임에 '김쌍수 鄕愁' 고개 들어

'기업 혁신 전도사'로 불리는 전 LG전자 김쌍수 부회장이 재계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오는 3월 현재 소속된 (주)LG의 정기 주주총회를 끝으로 고문으로 물러날 것이 확실해 보인다.

김쌍수 부회장은 지난 1969년 LG전자 입사 이래 줄곧 부산 및 창원 생산현장에서 근무하며 LG전자의 냉장고 사업 부문, 세탁기 사업 부문, 백색가전 사업 부문 등을 이끌어 왔다. 특히 현장 중심 경영을 통해 백색가전 부문에서 삼성전자를 앞지르는 성과를 달성했다. 그는 LG전자 냉장고 공장장, 리빙시스템 사업본부장, 대표이사 사장, 대표이사 부회장 등을 거쳤다.

LG그룹 관계자는 "오는 3월 정기총회를 계기로 고문으로 위촉될 것으로 보인다”며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면 자문 부회장을 1년 정도, 고문으로 1~2년 가량 근무하게 해 예우를 해주는 것이 관례이며 이번 고문 위촉은 기업의 통상적인 인사의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의 말대로라면 김 부회장의 은퇴 시기는 통례를 벗어난다. 그가 ㈜LG 부품사업총괄 자문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시점이 지난해 초 그룹 정기인사 때였으니 쫓기듯 현업에서 한발짝 더 물러나는 셈이다.

때문에 재계에는 이같은 김 부회장의 빠른 은퇴를 현 LG전자 경영진의 '남용 체제 강화책'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LG전자는 남용이라는 유능한 CEO를 선장으로 지난 1년간 주가 상승과 휴대폰 사업을 위시한 실적 증가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회사 주요 사업인 가전 분야, 특히 생산현장에 여전한 '김쌍수의 잔상'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LG전자 창원공장 노동조합의 한 관계자는 "김 부회장이 LG전자에서 보여준 다양한 혁신의 노력들과 불굴의 기업가 정신이 지금의 LG전자를 있게 했다는 데 많은 근로자들이 공감하고 있다"며 "그의 2선 후퇴 내지 조기은퇴는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남용 부회장의 1년동안 회사가 많은 성과를 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미흡한 투자로 인해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소홀했고 특히 잇단 외부인사 영입으로 조직 내의 반발을 사고 있는 것도 '김쌍수 鄕愁'를 부추기는 이유로 재계는 보고 있다. 특히 LG전자의 투자액은 2007년 2조5000억원, 올해 3조1000억원으로 지난 2005년 투자액(3조5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15% 수준으로 재계 리딩컴퍼니라는 위상이 무색할 지경이다. 이같은 투자 부진은 백색가전의 선전과 LCD TV 세계시장 점유율 하락을 가져왔고 올해 투자를 전면 유보한 PDP TV 분야는 매각설마저 나오고 있다.

또 남 부회장은 취임 직후 화이자,매킨지,IBM 출신을 부사장급 임원으로 잇단 스카웃했고 최근에도 젊은 외국인 임원을 스카웃하는 데 정열을 쏟고 있다. 때문에 30~40대 외국 임원들을 상전으로 모시게 되면서 승진 기회마저 줄어든 직원들에게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김 부회장 시절 백색가전에서 도약했지만 휴대폰이나 여타 분야에서는 미진했던 것도 사실"이라며 김 부회장 퇴임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휴대폰 도약의 주역인 `초콜릿폰` `샤인폰` 모두 '김쌍수 시대'에 개발된 것"이라며 "그의 공로에 비해 퇴임이 이른 감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김쌍수 부회장은 31일 부산대학교에서 명예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날 부산대학교는 김 부회장에 대해 "끊임없는 혁신을 주창하며 LG전자의 혁신, 산학협력, 사회공헌, 생산적 노사문화 정립, 고객만족 활동 등에서 국가와 지역사회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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